대통령과 당선인 신경전, 감정싸움까지 벌이며 절정으로 치달아
문 대통령 "다른 이들의 말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청와대 회동 참석 여부 판단하시라"
윤 당선인 "차기 정부와 일 할 사람 마지막에 인사하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이의 신경전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시기와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말 인사권 행사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이어 온 양측의 공방은 25일 감정대결로까지 치달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을 향해 순수하게 본인이 판단해 따라 '대통령-당선인 청와대 회동' 참석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하고, 혹시 참고 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윤 당선인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주변 인사들의 과도한 개입과 요구가 청와대 회동을 늦추는 요인이라는 의미로, 이른바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관계자)을 겨냥해 자중을 요구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 측의 내부 소통에 따른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 협상 외에도 많은 분이 여기저기서 말씀을 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답답해서 한 말씀 더 드린다.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실 분이다"라며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현 상황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지금 (대통령이)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들"이라며 "저희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도 이날 아침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사가 급한 것도 아닌데,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특히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에는 인수위가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사실상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신·구 권력의 충돌이 정부 이양작업에 실질적인 차질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검찰개혁·검찰독립성 문제를 두고 잦은 충돌을 빚었다"며 "이번 법무부 업무보고 무산은 양측의 대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대리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양측이 가장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인사를 문 대통령이 자신의 의지대로 강행할 경우 신·구 권력의 충돌은 출구를 찾기 어려운 파국을 향해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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