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도 무예 관련 공연이나 체험 상시적으로 있었으면"
코로나19로 축제에서의 공연 끊겨…이제 달라질 거라 기대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이 되면 사람들이 다시 '아날로그'로 돌아올 거라고 확신해요. '전통무예' 공연 및 체험에 대한 수요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늘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때를 기다리는 거죠."
문화기획사 '엠아츠'의 김찬호(40)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끔찍한 2년을 보냈지만, 이제 최악은 지났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엠아츠는 '전통무예'라는 옛것을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는 기획사다. 이른바 '마셜아츠'(무예)를 테마로 공연이나 체험 등을 전문적으로 한다.
야외 공연이나 대규모 축제 때 주로 참여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지자체 축제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전대미문의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전에 정식직원이 10여 명이었지만 지금은 1명에 불과한 상황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김 대표는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제' 사업에 참여하고 봉사 개념으로 공연이나 체험을 간간히 해왔다"며 "올해부터는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엠아츠의 전통무예는 '십팔기'를 기본으로 한다. 김 대표는 "조선 정조 때 편찬된 '무예도보통지'에 '십팔기'에 잘 정리돼 있다. 지상의 무예와 마상을 합친 기예를 정리한 책으로 동양 전통 무예를 기록한 교본이다"고 했다.
그의 무예 사랑은 남달랐다. 고등학교 당시 홍콩영화 성룡과 홍금보, 이연걸 등 홍콩무협영화에 빠져있던 그는 대학 입학 후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예지무예성'이라는 대학 연합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는 "복수전공으로 중어중문학을 했는데, 한때 중국 소림사에 유학까지 고려하기도 했다. 대학 3, 4학년 때는 밥만 먹고 무예 연습을 할 정도"라고 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들과 틈틈이 지방자치단체 주최의 축제나 행사에 가서 무예 시연을 했다. 당시 '한국무예원'이라는 사설기관에서 무예 뿐 아니라 역사, 풍습 등 평소 학교에서도 다루지 않는 방대한 역사 관련 공부를 했다.
그의 인생 '터닝포인트'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제공했다. 대학 졸업 후 무예원 사범으로 활동하다가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 인기에 힘입어 경주에서 열린 '선덕여왕 퍼레이드'에 참여했고 나중에 무예 시연 등을 총괄한 것을 계기로 선후배들과 합심해 2008년 지금의 회사를 차린 것이다.
2016년부터는 전통무예 관련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해 지방 축제나 행사 때 퍼레이드와 공연, 체험 등을 함께 하도록 체계를 잡았다. 김 대표는 "어린이들이 역사공부는 싫어해도 관련 체험은 정말 좋아하더라. 무장 복장을 입은 시범단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같이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해주니까 호응도가 높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거중기나 녹로, 신기전 등 체험 관련 기기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평소 유튜브나 고서적 등을 많이 보면서 그 만큼 많은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물레방아와 물시계 등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참여한 공연 중 2016년 신라문화제 매소성전투 재현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고생한 만큼 관람객들의 호응이 컸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당시에 경주지역에서는 지진이 잦았고 지진으로 인해 사람 모으기도 정말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행사 전날 태풍까지 와서 생고생을 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심에서 30분간 전투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활도 쏘고 투석기 날리는 등 리얼하게 준비한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대구에서도 무예 관련 공연이나 체험이 상시적으로 열렸으면 좋겠다. 역사적인 상황과 접목해 시민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다"며 전통무예 지킴이의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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