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330' 시즌 1·2 가시적 성과…사망자 수 50% 감소
사고건수 감소폭 미미…'교차로·횡단보도·새벽' 3대 과제 설정
전동킥보드·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 사고 감소 대책도 마련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한 '3년 간 교통사고 30% 줄이기(비전 330·Vision 330)' 시즌 1, 2로 톡톡한 효과를 본 대구시가 올해부터 3년 간 '비전 330' 시즌3에 돌입한다.
시즌 3에서는 보행자, 야간, 노인 등 사망사고 3대 취약 분야 해결에 집중하는 한편, 달라진 도로 이용 패턴에 맞춰 전동킥보드 등 개인이동수단에 대한 교통 안전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즌 3는 3대 분야 15개 과제에 걸쳐 추진되며 1천356억 원이 투입된다.

◆6년 간 2천252억 투입…교통사고 사망자 역대 최저 성과
지난 2014년 당시 대구는 전국 최고 수준의 교통사고 다발 도시라는 오명을 얻고 있었다. 대구의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578건으로 전국 평균인 443건을 크게 웃돌았다.
차량 1만대 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134건으로 전국 평균(93.7건)보다 30%나 높았다. 전국 교통사고 다발 교차로 상위 20곳 중 7곳이 대구에 위치해 있을 정도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교통사고가 잦다보니 아예 일상적인 위험으로 인식하고 사고 피해에 무감각해진 정도였다"며 "총체적 대응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절박했던 대구시는 3년 단위로 '비전 330' 특별 대책을 세우고 교통 사고 줄이기에 온 힘을 쏟았다. 2016년부터 6년 간 투입한 예산만 2천252억원에 이른다.
지속적인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5년 157명에서 지난해 78명으로 50.3% 감소했다. 두자릿 수 사망자는 1977년 이후 역대 최저다.
같은 기간 사고 발생 건수도 1만4천99건에서 1만1천954건으로 15.2% 줄었다.
특히 2018년부터 3년 동안 어린이 교통사망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어린이 통학로의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고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등 어린이보호구역 178곳을 개선한 결과다.
도심 내 교통사고 다발 교차로 50곳에는 62억 원을 들여 안전성을 분석하고, 연간 5건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한 교차로 144곳에 156억 원을 투입해 횡단보도와 안전시설물 등을 설치했다.

◆사망자 줄었지만 사고는 여전히 많아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는 뚜렷하다. 사망자 수는 크게 줄었지만 사고 건수 차이는 미미하게 나타나서다.
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연 평균 10.1% 줄었지만 사고 건수는 연 평균 0.33% 감소하는데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하면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 수는 16위로 최저 수준이었지만 사고 발생 건수(99건)는 4위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보행자 사고의 치사율이 높고 교차로 사고가 빈번한 점도 특징이다. 최근 5년(2016~2020년) 간 차 대 사람 사고는 2천559건이 발생하고 56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46.4%를 차지한다.
교차로 교통사고도 5천822건으로 전체 사고 중 43.6%에 이른다. 교통 사고 사망자 중 45.5%는 65세 이상 노인이었고, 새벽시간(자정~오전 6시) 사망자가 36명으로 30.0%에 달했다.
도심 내 통행 패턴이 변화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동차 증가세와 대중교통 이용 인구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의 이용은 크게 늘었다.
2020년 9월 1천여대였던 대구의 공유형 전동킥보드는 지난해 말 기준 5천670여대로 5.6배 증가했다. 덩달아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도 2017년 9건에서 2020년 43건으로 3년 만에 5배나 급증했다.

◆'교차로'·'횡단보도'·'새벽시간대' 3대 핵심 과제 설정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시는 2024년까지 추진할 '비전 330' 시즌 3의 중점 과제로 ▷교차로 사고 ▷보행자 도로 횡단사고 ▷새벽시간(00~06시) 사망사고 등 3대 사고 30% 줄이기를 선정했다.
도심 교통 패턴 변화에 맞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개인형 이동수단 사고 30% 줄이기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
우선 교차로 사고 예방을 위해 2024년까지 초소형 회전교차로 15곳을 조성한다. 도로 모퉁이에는 주차금지구역 규제봉 150개도 설치하는 등 교통 안전 시설물도 확대할 계획이다.
교통 사고 다발지역 15곳과 교통혼잡구간은 교통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 건수를 평균 29.8% 줄일 수 있다는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치사율이 높은 보행자 사고 예방을 위한 보행 환경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무단 횡단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대각선 횡단보도 30곳을 설치하고, 인도와 횡단보도 높이가 같은 고원식 횡단보도도 40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올 10월까지 평리네거리와 욱수초등학교 인근에는 스마트 안심횡단보도도 설치한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을 통해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는지를 미리 알려준다.
내년까지 대구역네거리~시청 별관까지 1.5㎞ 구간은 보행 공간을 확장하고 보행자 쉼터를 설치하는 '워커블 시티 시범단지'로 조성한다.
오는 2024년까지 중앙대로~대학로, 달구벌대로, 서대구로, 칠곡중앙대로 등 8개 구간은 차로 수와 폭을 조정해 보행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야간 교통 사고 예방 대책도 추진한다. 2024년까지 달성군 진천보도교와 달서구 한들로 등 횡단보도 80곳에 LED 표지병이 설치된다. 횡단보도와 교차로를 밝히는 야간집중조명장치도 2천200대 갖추기로 했다.
신천대로와 앞산순환도로 일대 30곳에는 정지 차량이나 역주행 차량, 낙하물 등 돌발상황을 도로전광표지판에 실시간 안내해주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개인형 이동수단과 자전거 사고 감소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안전모 보관함 7천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무단 방치된 개인형 이동장치를 견인하고 거점별 전용보관대도 2천대 설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 노인보호구역을 전통시장과 의료시설 등으로 확대하고 어린이보호구역에 바닥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시설 개선을 추진한다. 보호구역 내에 있는 노상주차장 112곳은 전면 폐지된다.
김선욱 대구시 교통과장은 "교차로·횡단보도·새벽시간 등 3대 사고 취약 과제를 해결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교통 여건을 만들겠다"며 "시민들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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