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안동 신시장마트 정성재 대표, "직원신뢰·고객신용·지역봉사가 성공 열쇠"

입력 2022-03-16 10:15:55

야구선수에서 자영업자가 되기까지 우여곡절 끝 성공
대형마트들 사이에 성장 비결은 '우수한 직원, 신용'

경북 안동에서 신시장마트를 운영하는 정성재 대표(사진 가운데)가 직원들과 함께 마트 앞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방역수칙을 준수한 상황에서 촬영.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에서 신시장마트를 운영하는 정성재 대표(사진 가운데)가 직원들과 함께 마트 앞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방역수칙을 준수한 상황에서 촬영. 김영진 기자

"고객들과의 신용, 직원들과의 신뢰, 그리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는 끈끈한 결속력을 만들고 어떤 어려운 일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마트들 사이에서 전통시장과 동네마트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경북 안동에서 신시장마트를 운영하는 정성재 대표는 꿋꿋이 성장 가도를 걷고 있다.

정 대표의 경영철학은 '윈(Win)-윈(Win)'이다. 직원도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경영자도 모두다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경영철학의 이면에는 그의 인생이 담겨 있다. 대구가 고향인 정 대표는 경북고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 선수로 활동한 엘리트 체육인이다. 이후 모교에서 코치생활도 4년이나 했다. 평생을 운동만 알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운동만 하기에 세상이 녹록하지 않았다. 불안했던 코치 생활을 정리하고, 안정적 수입을 찾아 생소했던 장사의 길로 발을 들여 놓았다.

31살 나이부터 장사를 시작해 제과점과 옷가게, 마트 내 식육코너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 스포츠맨의 열정으로 정직하게 장사를 하고 손님이 하나씩 늘다 보니 어느덧 장사도 안정되는 듯했다.

2005년쯤 현 신시장마트 내에서 식육코너를 임대받아서 하던 중 마트가 부도나는 일이 벌어졌다. 보증금 등 수억원을 못 받을 형편에 놓였지만, 받지 못한 돈 대신에 마트 운영권을 넘겨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당시의 이 제의가 전화위복이 됐다.

정 대표는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다 마트를 시작했지만, 지역에서는 내가 마트를 부도낸 사람이라는 잘못된 소문까지 나돌면서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보통 마트의 물품 대금은 월말이나 분기별로 결재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부도가 났던 마트라고 소문나면서 유통업체들이 선결제로만 물건을 제공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때부터 정 대표는 신용을 많이 강조했다. 물건을 구입할 때 외상은 전혀 하지 않고 어음도 끊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모든 결제는 현금으로만 해준다.

그는 "초기 5년간은 시행착오도 많았고 이익도 나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공부를 했고 지역민과 업체들에 신용도 얻게 됐다"며 "이후 타지역에서 이름난 식자재마트들을 벤치마킹하며 취급하는 품목도 하나씩 늘리며 일반 소비자에서 식당 업주까지 고객층을 확대했다"고 했다.

마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 대표는 명절마다 지역 내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했다. 복날이면 수박과 같은 과일과 간식거리도 돌렸다. 지역대학교와 학교에는 작게나마 장학금도 후원한다.

안동신시장마트 정성재 대표가 마트에 화재로 피해를 입었던 당시 사진 앞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안동신시장마트 정성재 대표가 마트에 화재로 피해를 입었던 당시 사진 앞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각종 어려운 난관 앞에서 정직함과 신용, 직원들의 노력 덕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김영진 기자

마트를 운영하며 우여곡절도 많았다. 어느 정도 매출이 안정되는 듯했을 때는 마트가 전소하는 화재피해도 입었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을 겪어내는 데는 직원들이 있었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현재 신시장마트는 직원만 60여 명에 이른다. 주부 사원 중에는 오픈부터 지금까지 일하신 분들이 10명이 넘고 대부분이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로 일반 마트보다 이직률이 적은 편이다.

정성재 신시장마트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에겐 보릿고개보다 더 험난한 시대가 겪고 있는데 인생을 살아보니 정직하게만 산다면 힘든 일이 있어도 이를 극복할 계기가 꼭 찾아오는 것 같다"며 "제2의 고향인 안동에서 앞으로도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마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포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