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 연주단체 ‘대구챔버페스트’ 창단…11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서 창단 연주회
어느 화창한 여름날. 도시의 공연장과 울림 좋은 교회‧성당 곳곳에서, 소규모 실내악 연주회가 펼쳐진다. 하루 동안 열리는 공연만 10여 차례. 오전부터 저녁까지 연주회가 이어진다.
연주자의 면면도 다양하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부터 음악대학 재학생까지 폭 넓게 참여한다. 시민들은 편안한 차림으로 하루 종일 음악을 즐기고, 도시는 음악으로 들썩이는 축제의 장이 된다.
이 같은 풍경은 2주 동안 이어진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매년 열리는 '오타와 챔버 음악 페스티벌' 모습이다.
대구에서도 '실내악 축제'를 꿈꾸는 이가 있다. 임진형(피아니스트·계명대 외래교수) 대구챔버페스트(DCF) 대표다. 음악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수성구립 용학도서관에서 음악인문학을 강의하고 대구가톨릭평화방송에 고정으로 출연하며 클래식 음악 대중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2019년 귀국 전까지 20년 동안 캐나다‧프랑스‧영국에 유학하며 여러 도시의 음악현장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실내악에 매료됐습니다. 실내악의 많은 가능성을 보게 된 거죠."
실내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에서든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악4중주' 식의 소규모 연주형태이기에, 오케스트라처럼 많은 인원과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연주자 입장에선 합주를 위해 모이기도 쉽고, 준비만 돼 있다면 언제든 공연을 올릴 수 있다. 연주회가 많아지면 대중들이 음악을 접할 기회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실내악은 지휘자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기 위해 연주자끼리 많은 조율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젊은 연주자에겐 성장의 발판이 되는 더없이 좋은 무대인 셈이죠. 실내악 축제를 통해 개별 연주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그 첫걸음으로 최근 같은 뜻을 가진 지역 30, 40대 연주자를 모아 대구챔버페스트라는 실내악 연주단체를 창단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지, 첼리스트 야로스와브 돔잘, 피아니스트 김지영·정수현, 작곡가 이정연 등이 참여한다. 연주활동과 더불어 오타와 챔버 음악 페스티벌 같은 실내악 축제를 여는 게 이들의 목표다.
이들은 11일 오후 7시 30분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창단연주회를 선보인다. 생상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일부를 편곡한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카르멘 판타지', 실내악의 정수로 꼽히는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1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문의) 010-6720-3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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