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강릉·동해 불바다 만든 '60대 토치 방화범' 구속

입력 2022-03-06 16:30:33 수정 2022-03-06 16:44:01

A씨 "주민들이 수년 간 나를 무시" 주장…80대 어머니 B씨도 불 피하려다 넘어져 숨져

강원 곳곳에서 사흘째 산불이 이어지는 6일 새벽 강원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주민 공병우(74)씨가 걱정된 모습으로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곳곳에서 사흘째 산불이 이어지는 6일 새벽 강원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주민 공병우(74)씨가 걱정된 모습으로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 옥계와 동해 일대를 불바다로 만든 산불을 낸 피의자가 6일 경찰에 구속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조혜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현주건조물방화, 일반건조물방화,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청구된 A(60)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주거 부정, 증거인멸, 도주 등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새벽 토치 등으로 자택과 빈집에 불을 지르고 주변 산림으로 옮겨붙게 내버려 둬 대형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오전 1시 7분쯤 "A씨가 토치 등으로 불을 내고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로부터 헬멧과 토치, 도끼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A씨는 "주민들이 수년 동안 나를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방화 범행을 시인했다.

그는 범행 당일 산불을 피하려다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B(86·여) 씨의 아들로 확인됐다.

B씨는 이곳에서 30년가량 살았으며, A씨는 5년 전 서울에서 강릉으로 내려와 어머니와 함께 지냈다. 주민들과는 교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로 인해 난 산불은 산림 1천850㏊와 건물 수십 채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날 현재까지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산림 당국은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해 주불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건조한 대기와 강풍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