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야권 단일화에 극적 합의, 승패를 가늠키 어렵던 대선 정국이 변곡점을 맞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서울 신촌에서 첫 '원팀' 유세를 한 윤 후보가 단일화 성사로 다시 한 번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권은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단일화 합의로 중도·부동층 표심을 일정 수준 이상 그러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날 전해진 소식이 야권 단일화 결렬에 실망한 중도층을 다시금 윤 후보와 야권에 돌려세울 계기가 됐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전날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매일신문을 비롯해 전국 각 권역을 대표하는 9개 지역 언론사 모임인 한국지방신문협회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보수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가 거셌던 점을 고려하면 전통적 지지층의 바람에도 부응한 터라 이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낼 확실한 동인이 됐다는 것.
보수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윤 후보는 정체, 이 후보는 상승세를 타면서 격차가 줄었다. 이번 결정으로 윤 후보가 다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얻었고 선거 흐름에도 변화가 왔다"면서 "사실상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져, 윤 후보 지지율이 최소 3~4%포인트(p)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보 단일화 덕분에 국민적 염원인 정권 교체가 성큼 가까워졌다"며 "진정한 국민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윤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와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럼에도 야권 내부에서는 단일화 이후 유권자에게 '선거 다 이겼다'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도록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남은 선거 기간 국가 지도자로서 윤 후보의 포용력을 부각할 방침이다. 윤 후보의 통합 행보를 문재인 정부의 '갈라치기'와 대비해, 정권 교체 여론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윤 후보가 그간 유세 현장에서 누차 밝혀온 "민주당의 훌륭한 분들과 협치"에 이번 단일화를 엮어 국민 통합 메시지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된 데다 안 후보 지지층이 분산되면 이번 단일화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4~5일 사전투표에 쓰이는 투표용지에는 안 후보 기표란에 '사퇴'라는 표기가 들어가지만 본선거에 쓰일 용지는 이미 인쇄가 끝난데다 안 후보 지지층 중 민주당에 우호적인 유권자가 이 후보에게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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