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중·홍중 형제, 경영권 두고 충돌…서로 "단독 경영 시도"
지분 매각 사태 놓고 주장 달라…회사 안팎 "조기 해결 쉽지 않아"
화성산업 오너 2세 형제 간 경영권 분쟁(매일신문 2월 22일 자 1면 보도)과 관련해 지역 경제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화성산업 임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는 데다 데다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주요 산업인 건설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열릴 정기주주총회가 이번 사태의 고비가 될 전망이어서 화성산업 경영권 분쟁은 조기에 해결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산업은 그동안 창업주의 2세인 이인중 명예회장과 그의 동생 이홍중 회장이 공동 경영 체제로 지탱해왔다. 그러다 이인중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의 장남 이종원 대표가 2019년 이홍중 회장과 공동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3세 경영으로 가는 길을 텄다.
하지만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숙부, 조카 공동 경영 체제에 균열이 갔다. 이홍중 회장이 지난해 말 특수관계법인인 화성개발에서 보유 중인 화성산업 지분 112만주(지분율 9%)를 자신의 지배 아래 있는 자회사 동진건설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해당 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상호주였으나 동진건설에 매각되면서 그 권리가 복원, 이홍중 회장의 입김이 커지게 됐다.
이인중 명예회장 측은 "애초 화성개발이 갖고 있던 화성산업 지분은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막기 위해 함께 만든 완충장치"라며 "이홍중 회장이 특별관계자인 우리 동의 없이 이 주식을 마음대로 처분한 일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이다. 15일 대구지검에 고소했다"고 했다.
이홍중 회장이 단독 경영 체제를 갖추려고 이 같이 움직였다는 게 이인중 명예회장 측의 판단이다. 반면 이홍중 회장은 오히려 단독 경영권을 쥐려 한 건 이인중 명예회장 쪽이라고 주장한다. 이종원 대표 등이 이사회에 고의로 불참, 이사회 소집이 무산돼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길을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이홍중 회장은 "이인중 부자(父子)는 과거 동아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유통 분야를 담당했고, 건설은 내가 맡았다. 그들은 건설 분야 경영에 사실상 문외한"이라며 "회사 경영에서 나를 배제하려는 시도가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재선임 후보로 나를 올린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다음 달 25일 열릴 정기주주총회가 이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결국 표 대결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인중 명예회장 측과 이홍중 회장 측 우호 지분이 14~15% 정도로 비슷하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주총 때까지 우호 지분을 더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가 절반이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현재 화성산업 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몸을 담고 있는 직장이니 만큼 어느 한 쪽 입장에서 얘기하기엔 껄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긴 어려울 거라는 속내를 비치는 이들도 있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송사까지 벌어진 데다 언론 매체에 크게 기사화된 마당에 빠르고, 쉽게 해결되긴 글렀다"며 "조직원 입장에선 누가 마지막에 웃든 결론이 날 때까지 회사에 주는 상처가 최소화되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기회로 3세 경영 체제의 틀을 마련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화성산업이 흔들리면 지역 주요 산업인 건설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과감히 3세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물려주는 게 미래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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