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TV 토론에서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언, 논란이 뜨겁다. '기축통화국과 비(非)기축통화국의 차이를 아는가'라는 질문에 이 후보는 "당연히 안다"며 국가채무 증가 당위성 주장 근거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 발언이 논란을 빚자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배포한 보도 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냈다. 그러나 실제 발표 내용은 원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원화가 기축통화의 반열에 오른다는 내용은 아니었다. SDR은 외환위기 등에 처할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권리지 기축통화는 아니다. 또한 전경련은 "한국이 비기축통화국의 지위로서 최근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 행진으로 무역수지마저 적자가 지속할 수 있어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른 경제위기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원화의 SDR 편입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 발언처럼 '경제가 튼튼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니 SDR 편입을 제안했다는 말이다.
원화가 기축통화는커녕 국제통화 반열에도 오르지 못한 현실을 감안하면 이 후보 발언은 침소봉대다. 원화는 국제 결제에서 많이 거래되는 화폐 순위에서 2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원화가 국제통화로도 인정을 못 받고 있는데 그보다 한 단계 위인 국가 간 무역·자본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축통화가 된다는 건 희망 고문일 뿐이다.
이 후보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도 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기축통화국 편입을 들먹였다. 무리한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근거가 희박한 사안을 사실인 양 발언한 것은 혹세무민에 가깝다. 국가채무 폭증에 대한 이 후보의 그릇된 인식도 문제이거니와 근거가 빈약한 말로 유권자 눈을 흐리는 것은 더 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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