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어둠 속에서 (미로코 마치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트리앤북 펴냄)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미로코 마치코가 쓴 그림책이다. 세상에서 제일 까매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주인공 '까망이'가 자신의 존재를 알아가는 내용이다.
맨 처음 머리 꼭대기에서 뿔이 나자 자신이 코뿔소인 줄 알고 기뻐하는 까망이. 그러다 곧 몸에 하얀 점이 돋아나자 자신이 뿔닭인 줄 알고 또 설렌다. 하지만 몸은 또 다른 형태로 계속 바뀌는데.
글이 없었다면 연거푸 이어지는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 출판사 측은 "자연이 가진 원시성과 생명성을 엿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2017년 출간됐다. 44쪽. 1만9천원

◆나는, 비둘기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펴냄)
한 마리 비둘기가 주인공이다. 나무에 내려앉다 전구에 걸려 날개를 다친다. 날 수 없게 된 비둘기는 두 다리를 더 많이 쓴다. 날개가 온전한 다른 비둘기보다 먹이를 빨리 찾기 위한 적응이었다. 구석구석에 있던 벌레나 음식찌꺼기가 많은 곳을 잘 찾아냈다. 눈먼 늙은 쥐에게 음식을 나눠줄 만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둘기는 유리조각에 베어 한쪽 다리마저 잃는다. 절망할 법하지만 비둘기는 또 다시 적응해 간다. 하늘을 다시 날고 싶다는 희망을 품던 비둘기의 목에 어느 날 검은 비닐봉지가 걸린다. 비둘기의 앞날은 어찌 될까. 40쪽. 1만3천원

◆우리는 벚꽃이야 (천미진 글·신진호 그림 / 다림 펴냄)
코로나 시국을 오랜 기간 견뎌온 우리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어여쁜 얼굴들 마음껏 내밀고 실컷 방글거려도 좋은 봄날'이 곧 온다는 메시지다. 책의 중간쯤 살짝 들어간 페이지를 펼쳐보는 걸 잊지 말자. 벚꽃세상이 활짝 열린다.
서정적인 짧은 문구와 그림이 잘 어울린다. 아무래도 그림에 오래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분홍빛 벚꽃이 흐드러져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겨울을 버티면 봄은 기어이 온다. 자연의 규칙이다. 꿋꿋이 이겨내고 준비하면 기회는 오게 돼있다. 오랜 기간 구전돼온 경험이다. 40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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