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길 굳건히 가겠다"…안철수 단일화 포기 후 완주 선언

입력 2022-02-20 16:08:47 수정 2022-02-20 20:35:05

"국힘, 후보 사퇴설 등 '모리배 짓'…제 진심 무참하게 무너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돌연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을 선언, 막바지 대선 판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안 후보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 이제부터 나의 길을 가겠다"며 대선 완주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 13일 후보 등록 직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한 지 1주일만이다.

안 후보는 이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또 철수하려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라며 "그런데 제안을 받은 윤석열 후보는 1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오히려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며 비판했다.

또 "심지어는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 국민 열망을 담아내고자 하는 제 진심은 상대에 의해 무참하게 무너지고 짓밟혀졌다. 경우가 없어도 너무나 경우가 없는 짓"이라면서 강한 분노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20일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13일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지 일주일 만에 그 제안을 거둬들인 것이다. 이번 대선의 막판 최대 변수로 거론됐던 야권 단일화가 일단 원점 회귀, 새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선거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의 한 교차로에 나란히 결린 윤석열-안철수 후보 현수막. 연합뉴스

이어 단일화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돌리며 대선 완주를 시사했다. 그는 "윤 후보께 본선거 3주 중 1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 더 기다린다는 것은 저 자신은 물론 저를 아껴주는 당원 동지들과 전국에 지지자분들 모두에게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물론 저에 대한 비판의 소지도 있을 것이다.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말미에도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제 길을 굳건히 가겠다"며 "아무리 큰 실리가 보장되고 따뜻한 길일지라도 옳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 시간 이후 윤 후보가 새로운 제안을 해도 받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제 2주 정도 밖에는 남지 않았다. 또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실무자 간 협상을 해서 큰 그림을 정하고, 그 다음 또 후보가 만나는 게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