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승복·패자 위로·선물 교환…동계올림픽 따뜻했던 순간들

입력 2022-02-15 21:41:57 수정 2022-02-16 06:30:18

황대헌은 경기 중 충돌한 선수에게 사과, 사우디아라비아 선수 '눈 속의 완주'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에서 레이스를 마친 후 경기 중 부딪힌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에서 레이스를 마친 후 경기 중 부딪힌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중국 베이징의 서우강 빅 에어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우승한 에일린 구(19·중국)가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그는 이날 1∼3차 시기 합계 188.25점을 받아 우승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번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대회에서 네 차례 모두 우승한 선수로, 지난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해온 중국의 동계 스포츠 스타다. 연합뉴스
8일 중국 베이징의 서우강 빅 에어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우승한 에일린 구(19·중국)가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그는 이날 1∼3차 시기 합계 188.25점을 받아 우승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번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대회에서 네 차례 모두 우승한 선수로, 지난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해온 중국의 동계 스포츠 스타다. 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치열한 승부 속에 따뜻함을 전하는 장면들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대회 공식 소식지를 발행하는 차이나 데일리는 최근호를 통해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해주는 이번 대회의 친절한 장면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컬링 믹스 더블 경기에서 나온 중국과 미국 선수들의 선물 교환 장면이 선정됐다.

5일 열린 컬링 믹스 더블 경기에서 미국의 크리스토퍼 플라이스-빅토리아 페르징거 조를 상대한 중국의 링즈-판쑤위안 조는 경기가 끝난 뒤 미국 선수들에게 기념 배지 세트를 선물했다.

중국 18세 스노보드 선수인 쑤이밍의 판정 승복도 중국 내에서 커다란 감동 스토리였다.

쑤이밍은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그런데 금메달리스트 맥스 패럿(캐나다)이 오심에 따른 판정 이득을 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제스키연맹(FIS)에서도 사실상 오심을 시인했을 정도로 명백한 사안이었으나 쑤이밍은 자신의 일본인 코치와 함께 '판정에 승복한다'며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더 발전하려는 동기로 삼겠다"고 팬들에게 심판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패자를 위로하는 장면도 이런 올림픽에서는 빠지지 않는 뉴스다.

중국의 동계스포츠 최고의 스타 에일린 구는 8일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 결승에서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역전 우승을 달성한 뒤 은메달을 따낸 테스 르되를 위로했다.

특히 르되는 작년에 부친상을 당한 선수이기도 하다.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보 니스카넨(핀란드)은 자신보다 17분 이상 늦게 들어온 최하위 카를로스 킨타나(콜롬비아)를 결승선에서 따뜻하게 맞아주는 장면으로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평을 들었다.

쇼트트랙 남자 500m에 출전한 황대헌(강원도청)은 준결승 도중 충돌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에게 경기가 끝난 뒤 사과했다.

실격으로 탈락한 황대헌이 어드밴스로 결승에 오른 뒤부아에게 사과하는 장면은 '패자가 승자에게 한 사과'로 이례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