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사용이 일상화된 근미래 모습 담은 소설 '천 개의 파랑'
'로봇 공학의 3원칙'으로 유명한 단편 소설 모음집 '아이, 로봇'
물가와 인건비의 상승으로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 앞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계산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아파트마다 세워진 출·입구 차량번호 인식기도 실제는 인간이 하던 영역을 자동화 기계가 대체한 것입니다. 로봇이라고 하면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떠올리지만 이런 자동화된 기계가 곧 로봇 기술입니다. 로봇이 가져올 변화에 많은 기대도 있지만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은 어떤 로봇을 기대하고 있나요?

◆ 내가 바라는 로봇의 모습은?
때는 2035년 즈음, 지금과 그다지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그린 소설 '천 개의 파랑'(천선란 지음)을 소개합니다. 하루에 세 끼를 먹고, 저마다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모습은 지금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로봇 기술이 발달해 일상의 더 많은 곳에서 로봇이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최저시급이 올라가는 아르바이트생을 대신해 무례한 손님에게도 한결같은 '베티'라는 로봇이 보급됩니다. 거리는 환경미화원 대신에 '스트린'이라는 거리 청소용 로봇이 구역을 맡아 관리합니다. 화재 진압과 같은 위험한 장소에는 '다르파'라는 구조용 로봇이 활약합니다.
사람들의 오락을 위한 경마 시합에서도 사람보다 가벼운 무게를 담보하는 로봇이 사람 기수를 대신합니다. 경마용 말을 타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기수는 낙마해 부서지면 그대로 폐기처분 되고 새로운 로봇으로 교체됩니다.
'콜리'는 경마용 기수로 만들어진 로봇입니다. 그러나 일반 로봇과 다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면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또한 인간만큼이나, 혹은 인간보다 더 세밀한 언어로 감상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때론 인간들조차 서툴 수 있는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채'는 사유하는 로봇입니다. 이에 반해 콜리를 둘러싼 사람들은 너무나 약하고 때론 미숙하고 서툴며 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 되게 하는 것일까요? 콜리는 자신을 희생해서 경주마 투데이를 살립니다. 자신의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자신의 존재 목적을 이룹니다. 로봇이라서 두려움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인간도 선뜻하기 어려운 일, 콜리는 자신을 버려 경주마에게 자유라는 행복감을 안겨줍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이것은 콜리의 결정이 오작동이 아니었음을 확증합니다. 콜리가 마치 사람이라도 되는 듯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스스로에게 놀라게 됩니다.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엔 반려로봇이 반려동물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콜리와 같이 사유하는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내 곁에 두고 싶으신가요?

◆ 로봇 공학의 3원칙
SF계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아이, 로봇'(아이작 아시모프 지음)을 소개합니다. 1950년에 단행본으로 펴낸 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요즘 읽어도 손색이 없는 로봇 소설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이후 로봇 소설에 끊임없이 적용돼 온 로봇 공학의 3원칙입니다.
제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은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저자는 나중에 0원칙으로 '로봇은 인류가 위험에 처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를 추가합니다. 과학기술의 윤리적인 면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 로봇'은 9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처음에 실려있는 작품 '로비, 소녀를 사랑한 로봇'은 다른 단편에 비해 감성적으로 잘 읽힙니다. 어린이를 돌보는 용도로 제작된 로비는 말은 할 수 없지만 엄마 아빠를 대신해 소녀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유모 역할을 합니다.
로비는 술래잡기도 하고 목마도 태워주고 공중 썰매나 우주선도 돼줍니다. 오늘날 핸드폰이나 영상기기처럼 말이죠. 하지만 기계와의 교감을 두려워한 엄마가 강제로 분리시키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 어떤 로봇이 들어오게 될지 자녀들과 생각을 나눠 볼 수 있는 이야기 소재가 될 것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박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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