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검사 급감에도 양성률 3배↑…대구 하루 확진자 2천명대

입력 2022-02-08 17:59:52 수정 2022-02-08 19:57:46

PCR검사 양성률 불과 나흘 새 6%대에서 20%까지 치솟아
일반관리군 자가진단검사 민감도↓…숨은 확진자도 급증 가능성
전문가 "숨은 확진자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

오미크론 대응 진단검사 체계 전환 이틀째인 지난 4일 대구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스스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오미크론 대응 진단검사 체계 전환 이틀째인 지난 4일 대구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스스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하루 확진자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2천명을 훌쩍 넘어섰다. 역학조사 제한에 따라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인원이 급감한 데도 양성률이 치솟고 있는 영향이다. PCR 검사를 받는 대구시민 5명 중 1명 이상이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PCR 검사는 고위험군으로 제한하고, 일반관리군은 민감도가 떨어지는 자가진단검사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확진자는 집계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도 크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 기준 임시선별검사소 3곳의 PCR 검사 건수는 2천845건으로 진단검사체계가 바뀌기 전날인 지난 2일 1만313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중 양성 판정은 591명으로 20.8%를 차지했다. 양성률은 지난 2일 6.1%에서 13.8%(3일)→20.2%(4일)→19.0%(5일)→20.8%(6일)로 치솟았다. 불과 나흘 새 3배 가까이 뛰었다.

오미크론발 대유행 상황에서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과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만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시행하는 새 검사체계도 높은 양성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양성률 급증에 따라 대구 하루 확진자는 지난 2020년 2월 18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2천명대를 넘어섰다. 대구시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천394명으로 전날 1천789명 대비 605명이나 폭증했다.

자가진단검사를 받는 일반관리군를 중심으로 '숨은 확진자'도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코 입구에서만 검체를 채취하는 신속항원검사의 위음성률(실제 양성인데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는 비율)이 위양성률(양성을 양성으로 판정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다고 입을 모은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설 연휴 기간 친척집을 다녀온 뒤 몸살과 인후통 증상을 느꼈다. 연휴 때 방문한 친척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소식을 들은 A씨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이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몸살 기운은 가시지 않았다. A 씨는 다시 신속항원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또 음성이었다. 지난 7일 출근을 하려던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했고, 결국 확진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신속항원검사를 두 번이나 했지만 결과가 음성이어서 정상 출근을 하려고 했다. 지인의 만류 덕에 PCR검사를 받고 확진 사실을 알게 됐는데 신속항원검사 결과만 믿고 출근을 했으면 하마터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와 관련, 대구 북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선별검사소에서 쓰는 일반용 자가검사키트는 병원에서 쓰는 전문가용보다 면봉이 짧고 코 입구에서만 검체를 채취해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신속항원검사를 맹신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일반용 자가검사키트 정확도는 2, 30%수준이고 의료인이 전문가용 검사키트를 이용해도 4, 50% 수준"이라며 "신속항원검사에서 '위음성' 판정을 받는 사람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숨은 확진자들이 지역사회에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