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편의점·약국 대부분 키트 동나…수요 폭증하는데 공급은 부족
식약처 제조허가업체 2곳 추가…"공급 부족 일시적"
대구 남구에 거주하는 이 모(28)씨는 설 연휴 후 출근을 앞두고 동네 편의점과 약국을 한참이나 헤매야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출근하라는 회사 방침에 따르려 했지만 도저히 자가진단키트를 구할 수 없었던 것.
자가진단키트를 파는 편의점이나 약국을 찾기도 어려웠고, 어렵게 찾아간 곳도 "재고가 없다"거나 "언제 입고될지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 씨는 "선별진료소는 대기 인원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려 피하고 싶었지만 자가진단키트를 구하지 못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고위험군 위주로 진단 검사 체계가 바뀌면서 개인용 자가진단키트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선별진료소나 보건소, 동네 병·의원 등에 정부 조달 물량이 집중되면서 시중에 공급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앞다퉈 구입하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인근 약국 7곳 가운데 자가진단키트를 보유한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오후 늦게 입고가 예정돼 있을 뿐 다른 약국들은 언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가늠조차 못하는 상황이었다.
인근 약국 한 관계자는 "하루에 20~50건 씩 전화로 자가진단키트가 있는 문의를 하거나 방문해 일일이 상황을 설명하고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대구동산병원 인근 약국들도 약간의 재고만 있을뿐 추가 물량 확보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대구동산병원 인근 약국 관계자는 "당장은 재고가 있지만 오늘 중으로 다 팔릴 것 같다"면서 "유통업체에서도 물량이 없다고 난처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의약품 도매업체인 동원약품 관계자는 "자가진단키트가 선별진료소와 동네 병의원에 우선 공급되면서 제약사를 통해서도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면서 "이틀에 8천개 정도 물량을 배정받아 약국 당 10개 정도만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구매 수요가 늘어난 점도 품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주요 편의점의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GS25와 CU의 경우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각각 12.8배, 13.5배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11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대구시내 한 편의점에 근무하는 예모(27)씨는"물량이 공급되더라도 금새 동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가진단키트를 사려다가 돌아가는 손님이 매일 5~10명은 된다"고 했다.
품귀 현상이 심해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공급 및 유통 관리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식약처는 기존에 자가검사키트 제조 허가를 받은 3곳 외에 2개 업체를 추가 지정했다.
동원약품 관계자는 "설 연휴동안 선별진료소나 지정 병원 등에 충분히 공급됐고, 7일부터는 일반 유통업체에도 물량이 많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품귀 현상도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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