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EU택소노미' 꺼낸 이재명…윤석열·누리꾼들 "저게 뭐죠?"

입력 2022-02-03 22:50:10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3일 저녁 열린 첫 '4자 TV토론'에서 '그린수소' '블루수소' '그레이수소' 'RE100' 등 다소 생소한 개념을 꺼내들며 다른 후보들을 견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10년 이내에 원자력 발전단가보다 재생에너지가 더 싸진다고 보고 되고 있다"며 "원전 문제에 대해 과격하게 무조건 문재인 정부 반대로 안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신재생에너지만 갖고 2050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이 유지된다고 보나"라고 반박했다.

이날 KBS·MBC·SBS 등 방송3사 합동 초청으로 이뤄진 첫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미래산업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중심은 수소가 될것이다. 탈탄소·수소경제가 될 것"이라며 "이중 소위 '그린수소' '블루수소' '그레이수소'라고 하는 새로운 영역 산업들 생겨날 것이다. 블루수소 생산 산업과 관련해 혹시 어떤 비전이 있는지, 생각을 말씀해달라"고 했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린·그레이·브라운·블루수소 등 4가지로 나뉘는데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중기와 반응시키는 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의미한다.'브라운수소'는 석탄 등을 태워 생산하는 수소이고, '블루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 등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조공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인 수소다. 이 후보의 질문 의도는 천연가스 기반의 수소 생산 공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인 수소에 대한 비전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 후보는 "미래산업 중 재생에너지는 작은 하나이지, 핵심은 거기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미래산업의 핵심은 데이터, AI(인공지능) 컴퓨팅, 바이오 등이다"라며 "물론 '탄소중립2050' 실현을 위해선 (수소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뒤에 또 주도권토론 기회를 받아 윤석열 후보에게 "RE100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캠페인이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RE100' 용어가 생소한 듯 "다시한번 말씀해달라" "그게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 후보가 "재생에너지 100%"라고 말하자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전세계 유수 기업들이 이미 RE100 채택해서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하지 않으면 (제품을) 공급 받지 않겠다고 한다"며 "이럴 때 재생에너지 포션(비중)을 늘리지 않으면,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했다가 유럽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발동되면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그건 석탄의 경우"라며 "꼭 재생에너지만이 아니고 원자력이나 다른 전기 에너지들인데,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전기 에너지를 쓴다는 뜻이다. 그게 어떻게 재생에너지만으로 되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후보는 "EU(유럽연합)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가 중요한 의제인데 원자력 관련 논란이 있다. (윤 후보가)원전 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시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갈 건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EU 뭐란 걸 들어본 적이 없으니 좀 가르쳐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녹색분류체계 말하는데 여기에 원전 포함시킬 거냐 말 것이냐 논란이다. (원전을) 녹색 에너지로 인정할 거냐 말 것이냐"라며 "우리나라는 어디에 지을 것이냐 핵폐기물 어케 해결할 것이냐가 중요 의제라서 이 두가지가 해결 안되면 녹색에너지로 분류가 안된다. 원전을 어디다 지을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원전 입지 문제는 지금 여기서"라고 말을 아끼자 이 후보는 "이미 (핵)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이를 어떻게 처리할 건가"라고 재차 물었다. 윤 후보는 "폐기물 처리 기술이 아마 신재생 에너지 고도화시키는 것 못지 않게 빨리 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공방 도중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EU 택소노미가 원전을 그린 에너지로 인정한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조건이 붙어있다"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캡쳐.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캡쳐.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생소한 개념에 대선 토론을 지켜보는 누리꾼들도 이 후보가 말한 용어의 정의를 묻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후보의 질문 뒤 서울대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RE100'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민생경제가 중요하다더니 국민들도 모르는 그린에너지 용어에 왜저리 집착하느냐", "어려운 용어 읽으면서 잘난척 하는 초등학생으로 보인다", "알이백이 뭐죠 진로이즈백은 알아도 저건 뭔지 모른다" "처음 듣는다" 등 이 용어에 대해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RE100도 모르는 것을 보니 환경 이슈에 대해 무지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