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가 한 일" 고백한 김혜경 '황제의전' 당사자…"이재명 부부에 잘보이려 해"

입력 2022-02-02 17:53:57 수정 2022-02-02 18:45:47

이재명, 김혜경. 연합뉴스
이재명, 김혜경.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부인 김혜경 씨가 공무원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의 이른바 '황제의전'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당사자인 배 모 전 사무관이 2일 "이재명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모두 자신이 한 일'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배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가 전(前)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하여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B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봤다.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B씨에게 요구했다"며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A씨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하다. 국민 여러분의 비판도 마땅한 지적"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김씨의 '약 대리처방' 의혹을 부인하며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 그래서 A씨에게 사과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지 모른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아울러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도 일절 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8일 SBS는 지난해 초부터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는 전직 별정직 비서 A씨의 주장을 인용해 김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 A씨는 텔레그램 대화를 통해 배 씨의 지시를 받고 사모님(김혜경씨)' 약(호르몬약)을 대리 처방·수령해 전달하고, 자택 앞에 음식을 갖다 놓는 등을 심부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고 SBS는 전했다.

A씨는 또 "일과의 90% 이상이 김 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은 국민의힘의 고발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수사에 착수했다.

다음은 배 전 사무관의 입장문 전문.

저는 배○○입니다.

제가 전(前)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하여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A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보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습니다.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습니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A씨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비판도 마땅한 지적입니다.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습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합니다.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A씨에게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도조차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이 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지 모릅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아울러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도 일절 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일로 상처받은 많은 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