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치에 경북 '분노'…윤석열도 '반대' 입장

입력 2022-01-27 16:49:58 수정 2022-01-27 20:28:03

이철우 지사·이강덕 시장,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 등 27일 국회 찾아 '반대 성명'
"지역균형 발전 역행…50년 함께한 지역민 상생에 상처"

27일 국회 앞 마당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포스코 지주회사의 서울 설치를 반대하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피켓 퍼포먼스를 하다. 경북도 제공
27일 국회 앞 마당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포스코 지주회사의 서울 설치를 반대하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피켓 퍼포먼스를 하다. 경북도 제공

포스코 지주회사 서울 설치를 두고 벌어진 경북 지역의 반발 여론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포항시의회·포항시·경북도가 잇달아 반대 성명을 낸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도 성토 대열에 합류했다.

포스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면 경북에 본사를 둔 유일한 대기업마저 사실상 서울로 떠나보내게 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27일 국회에서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포스코 지주회사 서울 설치 반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방도시는 붕괴 직전이며 수도권 집중 현상은 우려 수준을 넘어 절망적 상태"라면서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포스코 지주 회사의 서울 설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난 50년 간 함께한 지역민과의 상생을 위한 방안과 대책을 충분히 담아내야 한다"면서 "지주사 본사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일행은 성명서 발표 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윤석열 대선후보와 면담하고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치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윤 후보는 "국가 기관도 지방으로 내려가는 마당에 국민 기업 포스코가 지주회사를 서울에 설치하는 것은 지방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반대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철우(오른쪽 두 번째) 경북도지사, 이강덕(맨 오른쪽) 포항시장, 김병욱(맨 왼쪽) 국회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포스코 지주회사 서울 설치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오른쪽 두 번째) 경북도지사, 이강덕(맨 오른쪽) 포항시장, 김병욱(맨 왼쪽) 국회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포스코 지주회사 서울 설치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포스코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만들고 포항에는 철강생산·판매 등 사업만 있는 신설 자회사 포스코를 두기로 했다. 남은 절차는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통과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고 박태준 초대 회장이 제철보국 정신으로 지방인 포항에 포스코를 창업한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면서 "국가와 정치인은 물론 기업도 지방을 살리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치안이 주총을 통과할 경우 '지역에 대한 배신'이라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온다. 경북 도민이 함께 키운 향토기업이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고 생산 공장만 경북에 남기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편, 이날 이철우 도지사 등 일행은 성명서 발표 뒤 최정우 회장을 면담할 계획이었으나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포항 시민 등은 28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도 항의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