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시대정신 충실한 정치인!…좁쌀영감 이미지 벗고 거인(巨人)의 길을
정치적 다툼보다 구국(救國) 우선, 국민과 하늘의 뜻에 맡기면 그만 '미련 없다!'
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수성을)의 별명 중 하나가 '좁쌀영감'이라고 한다. '좁쌀'은 작다는 뜻인데, 아마도 '속이 좁다'는 의미를 담은 것 같다. '영감'은 나이가 많다는 의미 보다는 '고집이 세다' '완고하다', 좋게 말하면 '자기 자신의 소신을 쉽사리 굽히지 않는다'는 성격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100세 시대에 60대 후반의 나이는 '왕성한 장년'에 불과하다.
'좁쌀영감' 홍준표 의원을 만난 첫 인상은 의외였다.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회한 정치꾼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맑은 눈'을 가졌다. 솔직히 '장난끼 가득한 맑은 눈'을 보면서 '절대로 사악한 짓은 못할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홍준표 의원과 함께 생활해 보지 못한 일반 시민으로서 '인간 홍준표'의 매력은 상당했다.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서 당원들의 지지보다 일반 시민들의 지지를 더 많이 얻어냈지만, 결국 윤석열 후보에게 '제1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내준 이유도 이렇게 설명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전히 홍준표 의원 개인의 인기는 여타 다른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홍준표 의원이 요즘 또 한 번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홍준표 의원은 23일 자신이 만든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지지자들이 '끝까지 믿고 따르겠다', '이 나라 미래가 없다'는 글이 올라오자,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내 발로는 못 나가겠다" "권영세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 겸 국민의힘 사무총장) 말대로 차라리 윤핵관들이 준동해 출당시켜주면 맘이 더 편할 것"이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복당한 홍준표 의원이 '출당' 이야기를 한 것은 충격적이다. 4.15총선 당시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쫓겨난 상태여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홍준표 의원의 격한 반응은 24일 계속 이어졌다. '매일 뉴스에서 국민의힘이 홍 의원을 정치적으로 죽이려 공작하는 것이 나온다'는 글에 대해서는 "개가 짖어도"라고 했고, '윤석열에게 표를 주려고 했지만 윤 후보가 홍 의원께 하는 행동을 보고 더는 윤석열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 안철수를 찍겠다. 홍 의원 말대로 국민의힘이 출당시켜서 안철수와 손잡고 정권 교체에 힘쓰시는 게 어떨까 싶다'는 글에는 "당이 많이 변했다"고 반응했다.
물론 '청년의 꿈'에는 윤석열, 국민의힘만 비판하는 내용이 전부는 아니다. 한 네티즌이 '준표 형님 오늘 이재명이가 형수욕설 관련해서 국민들 앞에서 펑펑 울었다는데…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라는 질문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쇼도 기막히게 잘해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홍준표 의원의 짧은 댓글 반응으로 '홍준표 의원의 속마음 전체'를 읽어낼 수는 없다. 다만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 중심의 당(국민의힘)에 뭔가 섭섭한 것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 지지자나 국민의힘 측면에서 보면 홍준표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패배 해놓고 결과적으로 경선 불복의 행태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질 만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 간의 지난 19일 만남이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비공개 회담에서 홍준표 의원이 '선대위 상임 고문'을 맡는 여러 조건을 제시하면서 특정인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추천(?) 한 것이 사태 악화의 발단이 됐다. 윤석열 후보는 즉답을 피하고, 권영세 선대위 총괄본부장 등은 '공천권 요구는 도를 넘는 것'이라고 홍준표 의원을 맹공했다.

홍준표 의원은 '보궐선거 후보 추천을 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는 취지의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같은 사안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후보 추천'이라고 하는데, 당에서는 '공천권 요구'라고 발끈한 셈이다. 어떨 결에 후보 추천 대상이 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홍 의원과 사전에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지금 제1야당 국민의힘에 바라는 대다수 국민과 시대적 요구는 '정권 교체'를 통해 대한민국을 '상식적' '정상적' 자유민주공화국으로 되돌려 놓는 일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누가 국회의원 자리를 차지하느냐, 누가 지방자치단체장·의원 공천을 받느냐는 것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바로 '정권 교체'이다.
이런 측면에서 홍준표 의원이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윤석열 후보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오해받을 만한 후보 추천을 한 것은 충분히 비판받을 만하다. 또 그 후 잇따라 '섭섭함'을 격하게 토로하는 듯한 태도는 역시 '좁쌀영감'이라는 비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얼핏 홍준표 의원의 입지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홍준표 의원의 바로 이 같은 '불안정한 정치적 입지'와 여전히 견고한 '독자적 지지기반'은 정권 교체의 주역이 못되더라도 정권 교체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 최진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홍준표 의원실을 방문해 자신의 저서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를 건넸다. 홍준표 의원은 "안(철수) 후보가 야무지고 좋은 사람이다. 후보님을 잘 모시라"고 덕담했다. 최진석 위원장이 "새해 인사를 하면서 책을 선물한 것 뿐"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정치적 의미는 가볍지 않게 느껴진다.
주대환 '제3의 길' 발행인이 주도하는 시민단체 '통합과 전환'이 오늘(27일·목) '더 넓은 연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 토론회에는 당초 윤석열 후보 직속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지역화합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동철 전 의원과 안철수 후보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인 이신범 전 의원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단일화 토론회'라는 명칭에 윤석열 후보 측과 안철수 후보 측 모두 상당한 거부 반응을 나타냈다. '단일화 반대론자'로 널리 알려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동철 전 의원의 토론 패널 참석은 개인자격"이라면서 선을 그었고, 안철수 후보 측 패널이었던 이신범 전 의원은 아예 토론 패널 참석을 취소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줄 엿볼 수 있는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서울시당이 최근 의뢰해 제작한 내부 보고서에서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듯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경우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필패(必敗)' 할 가능성이 거의 100%이다. 바꿔 말하면 윤석열-안철수-이재명 3자 구도로 오는 3월 8일 대선이 치뤄질 때, 이재명 후보에게도 문-재명 정권 탄생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야권이 분명하고 확실한 압도적 정권 교체 기회를 눈 앞에 두고서도 머뭇거리는 이유는 윤석열 후보 측과 안철수 후보 측에 붙어 있는 '정치꾼'들이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사명보다 개인과 파벌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탓이다. 바로 야권 정치꾼들의 이런 행태가 5년 전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켰고,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위태롭게 한 주범 중 하나이다.
이 지점에서 홍준표 의원의 존재감은 커질 수 있다.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의 키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결단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내려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 야당 정치꾼들의 훼방과 방해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정권 교체의 희망은 위태롭게 되고, 윤석열-안철수-홍준표-이준석 등은 가장 추악스런 역사의 죄인이 될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이 역사적 위기를 구할 키(Key) 역시 홍준표 의원의 손에 들려있다는 것이 나름의 분석이다. 현재 10~17% 수준을 오락가락하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5% 이하로 떨어지도록 홍준표 의원이 '정권 교체를 바라지만 반(反) 윤석열 측에 서 있는 국민들'을 설득해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는 선도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만일 수주 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게 된다면, 이번에는 '윤석열 죽이기'에 홍준표 의원이 나서야 할 지도 모른다. 다만, 홍준표 의원은 확실한 정권 교체와 구국의 결단으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 모든 것을 하늘과 국민의 뜻에 맡기는 거인(巨人)의 길을 걸어야 한다.
사실 정치인 홍준표는 5선 국회의원이고, 경남지사 재선, 원내대표 1회, 당대표 2회를 거쳐 대선 후보로까지 뛰어본 경험이 있다. '대통령' 빼고 할 것 다해본 나름 성공한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정치적 이권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치 생명을 던지는 '위대한 정치인'의 길을 갈 때가 되었다고 본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