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신흥리 뒷산.
새벽이 되자 북쪽 밤하늘에 국자 모양으로
초롱하게 빛나는 일곱 개의 별.
사계절 시간을 달리해 북극성 언저리를 맴도는
저 북두칠성이 바위에 내려앉았습니다.
하늘을 향해 드러누운 속칭 오줌바위에
십자 모양에 동그랗게 홈을 판 이 그림을 두고
그동안 설이 분분했지만 연구자들이 내린 결론은
순환하는 북두칠성을 형상화한 윷판형 암각화.
스물아홉 구멍도 윷판의 그것과 빼닮았습니다.
선사 고대인들에게 별은 신성한 존재.
별자리를 헤아리며 한 해 길흉을 점쳤습니다.
떨어지는 별똥별에도 두손 모아 소원을 빌었습니다.
이승에서 삶의 연을 다하면 다시 저 하늘로,
신성한 별나라로 돌아간다고 믿었습니다.
그 중에도 죽음을 관장하는 칠성은 별 중의 별.
고인돌 덮개돌에 저 별을 그려 내세를 염원했습니다.
큰곰자리 일곱 개 별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사계절 도는 모습을 바위에 새겨놓고
하늘에 제를 지내고 풍년과 안녕을 빌었습니다.
그 제천 의식은 후대에 놀이로 전승됐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일권 교수는 "북두칠성의
천체 운행을 도식화한 모형이 윷판 암각화"라며
"윷판은 이웃 중국·일본에도 찾을 수 없는 오직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민족 놀이문화"라 했습니다.
김 교수는 1996년 이곳 신흥리 오줌바위에서
북두칠성(윷판 성혈)-북극성-카시오페이아까지
밤하늘을 그대로 옮긴 성혈을 찾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윷판 암각화는 85곳에 280여 점.
세계 유일 한반도에만 있는 별자리 천문 유적입니다.
도(돼지),개(개),걸(양),윷(소),모(말).
조선에 이르러선 윷으로 새해 신수도 봤습니다.
충무공이 봤다는 '척자점(擲字占)'도 윷점이라 합니다.
천문을 읽고, 활용하고, 놀이로 승화시킨 윷판.
정월이면 온 동네가 시끌했던 화합의 아이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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