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이재명의 안보 포퓰리즘

입력 2022-01-21 21:23:02 수정 2022-01-22 13:23:54

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1981년 6월 7일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오시라크(Osirak) 원자로를 공습해 파괴했다. 이라크가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면 핵무기를 만들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란 우려에서였다. 그 근거는 충분했다.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 직후인 1980년 9월 30일 이란의 오시라크 원자로 공습 실패 후 당시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이라크 원자로는 이란이 아니라 시오니스트를 상대로 한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행위는 국제사회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유엔 헌장과 국제행위 규범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유엔 헌장(51조)은 사후적 정당방위 공격은 인정하지만 선제적 자기방어는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행위에 대한 평가는 이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핵무기를 배치할 가능성이 1%만 돼도 수많은 인명 피해라는 잠재적 위해의 크기가 선제공격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국제정치학자 마이클 왈저는 "이라크의 위협은 절박하지 않았지만, 즉각적인 공격이 그에 맞선 유일하게 정당한 행위였다"고 평가했다.

유엔의 자세도 바뀌었다. 2004년 12월 '유엔의 위협, 도전, 그리고 변화에 관한 고위급 패널'은 보고서에서 "임박한 위협에 대해 믿을 만한 증거가 있고 위협을 가하는 국가에 다른 이용 가능한 대체 수단이 없을 때 그 국가는 안보리의 승인을 구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군사력을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올 들어 북한이 2번이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3분 내에 남한 전역을 타격한다. 현재 한미의 미사일방어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장 현실성 있는 방어 방법은 공격 징후를 포착해 선제타격하는 것뿐이다. 야당 대선 후보는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여당 대선 후보는 "(선제타격하면) 바로 전쟁이다"라고 한다. 종북좌파들의 수법,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를 그대로 베꼈다.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안보 포퓰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