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구조물 붕괴 사고 수사본부 꾸려
수색 '중단'에 애타는 실종자 가족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본부를 신속히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 경찰청은 11일 발생한 화정현대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경무관 김광남)을 본부장으로 시 경찰청을 중심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직후 인근 순찰차를 현장에 긴급 출동시킨 이후 광주경찰청장과 서부서장의 지휘 아래 순찰차 22대와 교통경찰관·기동대·수사팀 등 229명을 현장에 투입해 인명구조와 2차 사고 예방을 지원하고 있다.
수사는 학동 붕괴 참사 당시 원인과 책임자 처벌 수사를 맡았던 강력범죄수사대가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CCTV 등을 확인해 사고 발생 경위를 우선 파악하고 있다.
향후 안전진단이 마무리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본부 등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붕괴 사고 발생 원인, 공사 현장 안전관리 상황 등 이번 사고와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39층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23~34층 외벽 등 구조물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작업자 6명이 현재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자들은 28~31층에서 창호 공사 작업이나 실리콘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6명 모두 사고 현장 주변에서 위치가 잡혔으나, 모두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구조물이 일부 붕괴한 아파트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색은 쉽지 않다. 붕괴 사고 건물에 남아있는 140m 높이의 크레인이 추가로 붕괴할 우려가 있고, 다른 안전사고 발생도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색 당국은 일단 오늘 야간 수색은 중단하고, 내일 추가 안전진단을 진행한 후 안전이 확보되면 수색을 재개할 방침을 세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현장에서 대기중인 실종자 가족들은 안타까움과 초조함을 호소하고 있다. 60대 남편이 실종된 아내는 친척들과 함께 현장을 지키다가 수색 중단 선언을 듣고 "어찌해야 하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남편은 해당 현장에서 몇 개월째 실리콘 작업을 하는 작업자였다.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아내와 전화 통화를 했으나, 현재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다. 실종자의 친척은 힘겨워하는 실종자의 아내 대신 "안타까운 마음에 받지 않는 전화를 계속해봤지만, 이제는 계속 전화를 한 탓인지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돼 신호조차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색 중단 소식에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답답할 뿐이다"며 "가족들과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해봐야겠다"고 했다.

남편이 실종된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오전에 남편과 통화했는데, 지금은 전화가 꺼져 있다"며 "수색을 중단하면 어떡하느냐, 살아있으면 구해야 할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이어 "누구도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담당자라는 사람만 전화해서 접근할 수 없다는 말만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색 당국에 따르면 6명의 실종자가 현장에 투입됐는지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당국은 실종자 6명의 신원 및 국적 파악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화정 아이파크 시공사 HDC 현대산업개발은 7개월 전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또 다시 재난급 대형 사고를 마주하게 됐다. 지난해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경찰 수사 결과 건물은 해체계획서를 따르지 않은 철거로 인해 구조가 불안해졌고, 속도와 비용 절감에 방점을 둔 공사 방식을 버티지 못해 무너져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사업 현장에 대규모 아파트 시공사로 참여했다. 참사는 하도급 업체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수사를 거쳐 현대산업개발 소속 현장 관계자 등에 대한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발생한 이날 국회에서는 해체 공사 현장 점검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학동 참사 방지법'(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고 현황을 파악 중이어서 붕괴 원인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 중에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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