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포식서 '5·5·5' 강조…국가 성장 전력 수치로 표현
MB 캠페인 '7·4·7' 떠올려
명분보다 실리 중시 유사성…이재명 "비교 말라" 불쾌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선 캠페인이 본인의 극구 부인에도 '경제 대통령'을 앞세워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의 핵심인 이른바 5·5·5 공약(코스피지수 5000·국민소득 5만달러·종합국력 세계 5위)이 이 전 대통령의 7·4·7 공약(연평균 7% 성장·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강국)과 유사한 것은 물론, 자신의 도덕성 논란을 과감한 정책 승부수로 돌파하는 정치 스타일 등으로 인해 이재명박(이재명+이명박)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신경제 비전' 선포식은 지난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5·5·5 공약을 재차 강조하는 자리였다. 이 후보는 발표문에서 '세계 5강'을 무려 12번이나 언급하며 "국민소득 3만불의 주역인 제조업을 5만불 성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만들겠다. 주가지수 5천포인트 시대를 열어 제치겠다"고 말했다.
국가 비전을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 전 대통령의 7·4·7 공약과 꼭 빼닮았다는 분석이다.
토건 공약과 관련해서도 이 전 대통령과 유사한 점이 발견된다. 이 후보는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를 조기에 추진하겠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비롯한 항공교통망 구축도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 수도권과 부산 등 대도시 도심 철도 구간을 지하화해서 도심의 단절을 극복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4대강 운하' 공약 못지않은 전국 단위 대규모 교통인프라 구축을 약속한 것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공약이 이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에 대해 불쾌감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 4일엔 "이 전 대통령의 7·4·7 공약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소리였다. 거기에 비교는 안 해주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고, 이날엔 "7·4·7 공약은 기망이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을 정책 화두 선점을 통해 정면 돌파하고,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적인 면모에서 두 사람의 유사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대구경북 출신으로 수도권 단체장을 역임한 경력과 자수성가 생애 이력도 꼭 닮았다는 것.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정권교체론이 압도하던 17대 대선에서 제1야당 후보였던 반면, 이 후보는 우세한 정권교체론 속 집권여당 후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후보의 대선 캠페인이 이 전 대통령과 비슷할지라도 집권여당 후보라는 한계가 너무 명확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사실상 정권교체론'으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자칫 현 정권 핵심 지지층 이탈이 발생할 수 있어 수위 조절을 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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