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억 횡령 오스템 직원 체포, 경기 파주 자택 아래층에 숨어

입력 2022-01-05 22:34:37 수정 2022-01-06 09:08:50

경찰은 회삿돈 1천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 씨를 5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
경찰은 회삿돈 1천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 씨를 5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

회삿돈 1천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자금 관리 직원 이모(45) 씨가 5일 저녁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부터 경기도 파주시 소재 피의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영장을 진행하던 중, 오후 9시 10분쯤 은신하고 있던 이씨를 발견해 검거했다.

이씨는 대범하게도 주거지가 위치한 건물의 다른 호실에 숨어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 부인 명의 상가 건물 맨 윗층인 4층에 이씨의 주거지가 있는데, 경찰이 들이닥쳤을 당시 4층 집에는 이씨 아내가 있었고, 이씨는 아래 다른 층에 숨어있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어 거의 1주가 되는 기간 동안 주거지 및 그 인근에 있었을 가능성, 이를 위해 가족이 조력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등잔 밑이 어두운' 걸 노린 정황이다.

붙잡힌 이씨는 수사를 맡은 서울 강서경찰서로 호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피해 금품 등에 대한 회수도 곧 이어질 예정이다.

▶이씨는 앞서 1천88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려 1천400억원대 규모의 주식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천431주(1천430억여원)를 매수, 같은 해 11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6차례에 걸쳐 336만7천431주(1천110억여원)를 매도한 '슈퍼 개미'로 먼저 회자됐다.

이와 함께 그가 680억원대 금괴(851kg)를 사들였다는 소식도 최근 추가로 전해진 바 있다.

또한 횡령금을 다수 계좌로 분산해 송금한 정황도 포착됐다.

아울러 수년 간 소유해 온 경기 파주 건물을 잠적하기 전 부인, 여동생, 지인 등에게 1채씩 모두 3채를 증여한 정황도 파악돼 회삿돈 횡령과의 연관성에 대한 경찰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이씨가 회사에서 빼돌린 1천880억원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천47억원의 91.81%에 해당되며, 국내 상장사 발생 횡령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언급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씨가 잠적하고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 31일 이씨를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이틀 전인 1월 3일 공시했다.

이를 두고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시킨 상황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씨의 횡령 사건에 대해 그가 단독으로 벌인 일탈이라는 입장을 언론에 전했다. 아울러 횡령 금액 상당 부분에 대한 회수 가능성도 밝히면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모 등 단독 범행이 아닐 가능성은 계속 제기돼 왔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31일 회사 측을 상대로 1차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번에 이씨의 신병을 확보, 그를 상대로 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범행의 전말도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