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실적 압박에 수수료 프로모션 축소… 배달비 또 오르나?”

입력 2021-12-27 18:26:47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의 프로모션 적용 기간을 90일에서 30일로 축소한다고 공지해 업계에서는 배달비 인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민은 지난 23일 2022년 1월 1일부터 90일 단위로 프로모션 요금 적용을 연장해오던 것을 30일로 줄인다고 사장님광장에 공지했다.

이를 두고 입점업체들은 한달 뒤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12%의 기본 수수료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음식점주는 "3개월 단위로 연장될지 조마조마했는데 이제 한달에 한번씩 프로모션이 연장될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2019년부터 3개월 단위로 2년 넘게 프로모션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배민이 6개월 만에 프로모션 적용기간을 3분의1로 축소한 것은 실적 압박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이츠가 입점업체에 문자를 오발송한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프로모션 3개월 단위 연장에 변함이 없으며, 입점업체 사장님들을 위해 다방면으로 정책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지 2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민1(one) 프로모션 적용 기간 단위 변경 안 공지 캡쳐.
배민1(one) 프로모션 적용 기간 단위 변경 안 공지 캡쳐.

배민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올 상반기 9억1800만 유로(한화 약 1조2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두 배 수준이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그동안 수익의 증대보다 배달 주문 건수를 늘리는 데에 집중했지만 주주들로부터 실질적인 수익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DH는 22일(현지시각) 독일과 일본에서 운영하던 음식 배달 서비스 '푸드판다'를 중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배민이 음식 배달 외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실적 개선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 지역에서 음식 외 꽃, 화장품 등의 배달해주는 '배민스토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배민스토어는 도심 거점 지역에 물류창고를 두고 자체 라이더와 커넥터(프리랜서)를 활용해 배달하는 B마트와 달리 입점 업체가 라이더와 계약을 체결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유통업계에선 카카오가 꽃배달 등에 진출해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난을 받은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민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음식 배달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배민은 '단건배달'에 뛰어들면서 라이더 확보를 위한 비용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1조99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년째 적자가 계속됐다.

이에 대해 배민은 "아직 베타 서비스 수준으로, 업체와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사업을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지난달 17일 열린 '우아한테크콘서트2021'에서 "배민은 더 이상 음식 배달앱이 아니라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커머스 요구들이 있으니, 이제는 배달 외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