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칠 지음/ 해나무 펴냄
"삼라만상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다." 이 무슨 말인가.
1900년 막스 플랑크의 '흑체복사'와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로부터 시작된 양자물리학은 뉴턴 이래 우리가 아는 세상의 법칙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다루는 영역이다. 뉴턴의 세계가 눈에 보이는 세상의 역학을 궁구한다면, 양자물리학은 원자 단위의 초미세 세계, 즉 우리의 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세계의 역학관계를 다루는 분야이다.
양자물리학 등장으로부터 1세기를 훌쩍 넘긴 현재, 양자역학적 현상인 중첩과 얽힘을 활용해 정보처리를 하는 계산기계인 양자컴퓨터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앞 다투어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초미의 기술이다.
카이스트 교수인 저자가 학계와 대중사이 지식의 틈을 메우기 위해 교양도서로 쓴 이 책은 양자컴퓨터의 A부터 Z까지를 총망라하며 책읽기의 재미를 위해 프롤로그 편을 마치 소설 도입부처럼 극적 스토리로 묘사했고 다양한 비유와 쉬운 설명으로 양자물리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전반부인 1, 2부는 양자컴퓨터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양자역학의 기본을 다룬다. 사실 양자역학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1부에서는 논리와 수학적 추론에 의해 드러난 양자역학의 중첩성과 확률적 해석을 독창적 비유를 곁들여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2부에서는 양자원격이동과 같은 SF에서 볼법한 기술과 양자컴퓨터의 밑바탕이 되는 '얽힘' 현상을 설명한다.
이어 3부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한 배경과 일반 컴퓨터와의 차이점을, 4부는 양자컴퓨터 소프트웨어인 데이터 검색 알고리즘과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의 원리를 설명함으로써 양자컴퓨터가 어떻게 비밀키 암호와 공개키 암호를 모두 격파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5부는 양자정보기술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해본다.
저자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는 언제가 반드시 만들어진다. 개발되기만 하면 단번에 세상의 모든 기반을 뒤흔들 기술이기에, 양자컴퓨터에 대한 지식은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교양이 되고 있다. 33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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