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매일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재활 병원

입력 2022-01-03 00:01:00

〈재활 병원〉

[2022 매일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재활 병원. 일러스트 전숙경
[2022 매일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재활 병원. 일러스트 전숙경

바장이던 시간들이 마침내 몸 부린다 /

한 평 남짓 시계방에 분해되는 작은 우주 //

숨 가삐 걸어온 길이 /

하나 둘씩 드러난다 //

시작과 끝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하늘처럼 /

종종걸음 맞물리는 톱니바퀴 세월 따라 //

녹슬고 닳아진 관절 /

그 앙금을 닦는다 //

조이고 또 기름 치면 녹슨 날도 빛이 날까 /

눈금 위 도돌이표 삐걱거리는 시간 위로 //

목 붉은 초침소리를 /

째깍째깍 토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