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n번방 사건' 용의자…법원은 106년 형 선고

입력 2021-12-21 16:17:12

3년 2개월 간 미성년자 81명에게 나체 사진 요구

지난 20일 대만 고등법원이 미성년자 81명에게 나체 사진을 요구한 린허쥔(26)에게 징역 106년 10개월을 선고했다. 사진 유튜브 三立新聞網SETN 캡처
지난 20일 대만 고등법원이 미성년자 81명에게 나체 사진을 요구한 린허쥔(26)에게 징역 106년 10개월을 선고했다. 사진 유튜브 三立新聞網SETN 캡처

대만에서 초등학생 등 미성년자 80여 명을 협박해 나체 사진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징역 10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21일 자유시보,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고등법원은 전날(20일) 미성년자 81명에게 나체 사진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3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린허쥔(26)의 원심을 파기하고 그에게 징역 106년 10개월을 선고했다.

대만 고법은 이 같은 중형 선고 이유에 대해 "린 씨가 장기간에 걸쳐 피해 초등학생 등 소녀들을 협박하고 나체 사진이나 외설적인 사진 촬영을 요구해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린 씨는 앞선 고법 심리에서 "월급 2만 2천 대만달러(한화 약 94만 원)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등을 부양하고 있다"며 집행유예 선고를 희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약 3년 2개월 간 페이스북, 라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타인의 사진을 도용해 또래 동성인 척 미성년자들에게 접근한 뒤 친분을 쌓고 나체 사진을 전달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나체 사진을 보낸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해 추가 노출 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온라인에 유포했다.

그의 범죄는 지난 2016년 말 자신의 나체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된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중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끝을 맺게 됐다.

체포 당시 린 씨의 컴퓨터에는 초등학생 2학년 여학생을 비롯한 120여 명의 피해자 사진이 개인정보와 함께 정리돼 있었다고 한다.

고법은 린 씨의 나체사진 촬영혐의 82건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고 60건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년 4개월, 나머지 22건에 대해서는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해 총 106년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린 씨는 체포 당시 대만대학교 의대 석사과정 입학 예정자 신분이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2017년 8월 입학 자격을 취소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