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코로나19 3차 접종을 위해 병원으로 향하던 부산 연제경찰서 정찬오 경감. 연제구 연산동 한 은행 현금인출기 앞을 지나던 중 뭔가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한 남성이 5만원 지폐를 잔뜩 쌓아두고 입금을 하고 있던 것.
35년차 경찰인 정 경감의 뇌리에 '보이스피싱범'일 것이란 생각이 번뜩 스쳤고,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고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 가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 경감은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정 경감이 현금인출기 문을 두드리며 "내가 급하게 돈을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입금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져 묻자 남성은 당황하며 입금을 멈추고 말다툼을 벌였다.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인근 지구대와 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고, 정 경감의 직감대로 돈을 입금하던 남성은 보이스피싱 전달책이었다.
수사 결과 전달책 A(20대)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에게 가로챈 2천400만원 중 200만원을 현금인출기로 송금한 상태였다.
경찰 생활 35년 중 26년을 수사부서에서 근무하고 정년을 1년 앞둔 노장의 기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검거 모습을 지켜본 정 경감은 유유히 백신을 맞으러 병원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정 경감은 "은행 마감 시간대도 아니고, 충분히 은행에 가서 입금을 할 수 있는데도 현금 입출금기로 반복해서 입금하는 모습을 보고, 수상하다고 느꼈다"며 "시민들도 수상한 장면을 목격하면 112로 바로 신고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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