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030 물류 계획 공개…항공 수요 기반 '내륙 물류허브' 도약

입력 2021-12-14 16:26:34

향후 10년 뒤 항공 물동량 1만4t→7만8천t '최대 400% 상승'
급증하는 생활 물류 '멀티허브' 등장한다…대전에서 대구로 중심축 이동
4차순환도로·서대구KTX 등 물류 네트워크 주요 과제

대구시청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청 전경. 매일신문 DB

향후 10년 단위의 물류 계획을 발표한 대구시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내륙 물류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존 물류망에 4차 순환외곽고속도로와 서대구KTX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2030 항공물류 7만8천t 예상…400% 성장

대구시는 오는 2030년 지역 물류 기능의 미래를 담은 제3차 물류기본계획을 공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대구 3차 물류기본계획은 물류정책기본법에 따라 10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 계획이다. 2030년까지의 물류환경 변화와 전망, 물류정책의 목표·전략 및 단계별 추진계획 등이 담겼다. 한국교통연구원과 (사)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참여했다.

2030년 대구 물류 기능의 중심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다. 지난해 8월 최종 이전지가 결정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오는 2024년 건설을 시작해 2028년 개항을 목표로 한다.

정부의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년)에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동남권 지역의 '거점공항'으로 항공수요 확대와 지역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의 대구국제공항은 여객 이용객이 대부분이며 순수한 물류사업 관련 물동량은 제한적이다. 또 국내 수출입 화물의 98%가 인천공항에서 처리되고 있어 지역 수출입 업체에 물류비 부담이 크고 항공물류 처리 기능과 중장거리 노선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오는 2030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화물수요 예측 결과도 인천공항 수요를 얼마나 흡수하는지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2030년을 기준으로 국가교통DB가 예측한 대구 항공화물 발생·도착량은 연간 3만2천428t으로 2019년 1만4천258t보다 약 127.4%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 수치는 전국적으로 물동량 비중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이뤄진 예측이다. 2019년 기준 전국 항공화물 발생량 가운데 약 2.61%를 차지하던 대구 물동량 비중이 2030년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3만2천t에 그칠 것이란 분석인 셈이다.

반면 한국항공대학교의 예측에 따르면 대구경북은 물론 울산, 부산, 경남, 충남, 충북에서 발생하는 인천공항 항공화물 수요 일부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으로 전환될 경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물동량은 2030년까지 약 7만7천930t으로 늘 전망이다. 이는 2019년 대비 약 446.6% 증가한 수치다.

◆서대구KTX·4차순환…대구를 중심으로 전국 유기적 연결

이 시기 대구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전국 주요 도시와의 유기적 연계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서대구 KTX역사 신설, 달빛내륙철도 등으로 전국 연결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또 제4순환고속도로 준공에 따라 도시공간구조가 재편되고 물류 흐름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단절 없는 물류망 구축으로 내륙 물류허브로 도약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제4차 외곽순환도로를 활용한 도시물류인프라 개발 ▷콜드체인에 기반한 항공물류네트워크 조성 ▷광역철도망과 연계한 복합물류네트워크 구축이라는 3가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세부전략으로는 4차순환도로가 지나가는 지천, 읍내, 안심, 범물, 성서 등 5대 권역별로 광역물류와 도시물류를 공동처리하는 유통거점시설을 유치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존 경부선 KTX에 달빛내륙철도, 대구산업선, 대구경북광역철도(공항철도)가 놓이는 서대구역을 철도-도로-항공복합물류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눈길을 끌었다.

연구진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경제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백신 등 고부가가치 물류사업을 유치하고 지역 내 e-커머스물류센터와 연계한 해외직구 특송물류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아울러 ▷항공수출입 활성화를 위한 미주, 유럽 등 신규항로 개척 ▷페덱스(FedEx), DHL 같은 글로벌항공특송사의 국제물류거점 유치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번 연구의 총괄책임자인 한국교통연구원 서상범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물류 허브는 대전을 중심으로 꾸려졌으나 전국망을 활용한 택배와 같은 생활물류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멀티허브가 조성되는 추세"라며 "대전 만큼 인프라가 좋은 대구가 내륙 물류허브로 기능할 기회들을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연구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지역 공항 측면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며 "물류 기능과 산업적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선 콜드체인 인프라가 굉장히 중요하다. 기존 공항 부지도 대구가 내륙 물류허브로 기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