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기본합의서 채택 30년…이재명 "많은 숙제" 윤석열 "北 도발에 점점 퇴색"

“기본정신 되새겨야” 한목소리 속 온도차 드러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 내 노벨동산에 있는 박태준 명예회장의 동상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은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30주년을 맞은 13일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돌아보며 남북 합의의 기본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각론에 있어선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화해와 평화 공존에 방점읃 둔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두 후보는 이날 한반도평화포럼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주최한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30주년 학술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각각 소속 의원을 보내 축사를 했다.

이재명 후보는 같은 당 이용선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30년 전 남과 북은 기본합의서 채택을 통해 상호 군사적 침략을 하지 않고, 교류 협력으로 공동 발전과 점진적 단계적 통일을 실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기본합의서 채택은) 당시 미·소 냉전 종식과 함께 찾아온 대전환 속에서 화해 및 평화 공존의 체제의 지혜를 모은 큰 성과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며 "남북 기본합의서는 대결과 갈등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정책이었고, 이런 대승적 결론에 합의한 정책 결정자와 정치 선배님들의 모습을 지금의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 4-1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찾아 오세훈 서울 시장과 함께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은 김도읍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윤석열 후보는 같은 당 조태용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남북 기본합의서의 기본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모두의 염원이 평화 통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은 화해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남북 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고 환기한 뒤 "오래된 냉전 구조의 해체라는 국제 질서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한 통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북한의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 등 비상식적인 무력 도발이 연이어 발생하며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