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어머니를 살해하고 남동생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가족을 노린 건 아니었다"라고 진술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0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A씨(26)를 붙잡아 수사 중이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 여자친구 B씨의 집을 찾아가 미리 준비해온 주방용 흉기로 B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의 가슴과 목 등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B씨의 어머니는 곧 사망했다. 남동생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출혈이 심해 중태에 빠졌다. B씨는 사건 당시 현장에 없어 화를 피했다.
A씨는 이후 현장에서 도주해 비어 있던 옆집에 숨었으나, 곧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빌라의 다른 거주자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며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B씨가 사는 곳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또 현관문을 어떻게 열었는지 수사 중이다.
앞서 B씨는 지난 6일 A씨를 천안 서북경찰서에 신고한 뒤 신변 보호 대상자로 등록됐다. B씨는 스마트워치도 받았다. 경찰은 B씨가 신변 보호 대상자로 인정된 구체적 이유를 파악하는 한편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 등을 통해 스토킹 전력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가족을 노린 것은 아니라는 A씨의 진술로 미뤄 애초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은 집에 없던 B씨였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오늘 밤 중으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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