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광건영·금성백조 문화재위 회의도 안 받아…법적 공방 예고
문화재위원회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章陵) 앞에서 아파트를 건설 중인 대방건설에 건물 높이를 낮추라 요구하며 보류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위원회 궁능문화재분과·세계유산분과 제3차 합동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위가 대방건설에 제시한 개선안은 봉분 앞에 두는 커다란 직사각형 돌인 혼유석(魂遊石)에서 1.5m 높이로 서서 앞을 바라봤을 때 이미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건립된 삼성쉐르빌 아파트 아래로 건축물을 하향 조정하라는 것이다. 이 조건을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대방건설 아파트 5개동을 최대 9m 가량 잘라내고, 22세대를 줄여야 한다.
문화재위원들은 건축물 높이를 낮추지 않은 건설사 개선안만으로는 김포 장릉의 세계유산 가치와 역사문화환경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고, 삼성쉐르빌 아파트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결론내렸다. 문화재청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와 한국건축시공기술사협회에 문의한 결과, 건축물 상부를 일부 해체해도 하부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포 장릉 공동주택 단지 조성을 위한 현상변경 심의는 지난 8월 이후 이날까지 세 차례 진행됐다. 모두 보류로 결론이 났는데, 이날 회의는 대방건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방건설보다 장릉에 더 가까운 위치에 아파를 짓고 있는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와 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도 문화재위원회 회의 대상이었지만 이 두 회사는 지난 8일 아예 현상변경 요청을 철회했다. 문화재위 개선안이 건설사에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금성백조는 "2014년 토지에 대해 현상변경 허가를 받은 인천도시공사가 건설사의 주택 사업 계획은 합법이라고 일관되게 확인해줬다"며 "이번 사안이 현상변경 심의 대상인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방건설이 문화재위의 요구를 거부하면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소송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세 건설사는 인조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힌 무덤인 김포 장릉 인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아파트 44개 동을 세우고 있다.

문화재위는 이날 대방건설이 건축물 높이를 낮춘 개선안이 오면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방건설이 계속해서 건물 일부 철거를 반대해왔기에 문화재위의 개선 의견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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