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강아지 19마리 학대 살해 40대, 신상 밝히고 엄벌하라"

입력 2021-12-09 16:49:03

국민청원 "가해자 '정신질환' 말도 안돼, 피해자들 몰랐다면 같은 범행 반복했을 것"

A씨가 입양한 뒤 학대한 소형견 사체. 곳곳에 학대 흔적이 보인다. 군산길고양이돌보미
A씨가 입양한 뒤 학대한 소형견 사체. 곳곳에 학대 흔적이 보인다. 군산길고양이돌보미

강아지 19마리를 입양한 뒤 학대하고 살해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을 향해 신상 공개와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틀 전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잔혹 학대 후 죽이고 불법매립한 범죄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신상공개 동의해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9만5천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정신질환을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동물 학대와 달리 정교함과 치밀함·대범함 등이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알지 못했다면 가해자는 지금까지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동물 학대가 더는 생기지 않길 바란다"며 "동물보호법이 강화되는 시발점이 되도록 청원에 동의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최초로 언론에 알린 전북 군산길고양이돌보미도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온라인으로 5천881건의 탄원서가 모였다.

입양 강아지 19마리 학대 살인 관련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입양 강아지 19마리 학대 살인 관련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군산길고양이돌보미 측은 가해자의 학대 성향이 어떤 사건보다도 잔혹하다며 법적 제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는 "동물 학대가 점점 늘어나는 것도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지만, 이번 가해자는 반복적으로 강아지를 입양 후 학대하는 모습이 그 어떤 동물 학대 사건보다 잔인하다"며 "재판부가 동물 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그에 따른 판결을 하도록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A(41) 씨는 지난달 말까지 강아지 19마리를 입양해 고문한 뒤 살해해 사체를 유기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군산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다.

19마리 중 대부분을 푸들로 입양한 그는 강아지를 물속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로 화상을 입히고 둔기 등으로 때리는 등 잔인하게 고문한 뒤 사체를 아파트 화단 등에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A씨에게 입양 보낸 견주 중 한 명이 강아지 근황을 물으려 그와 연락하다가 "잃어버렸다, 찾고 있다"는 등 미심쩍은 해명을 듣고서 SNS에 공론화한 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견주들이 나타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가 A씨를 만나 설득한 끝에 A씨가 자백하면서 차 대표가 경찰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