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터진 삼성라이온즈 백정현 "모두가 도와준 덕"…일구회 '최고 투수'

입력 2021-12-09 15:35:04 수정 2021-12-09 18:25:04

은퇴선수협에 이어 수상 영광…최고 타자에는 키움 이정후 선정
"운 따랐다" 담담히 수상소감…노력으로 일궈낸 활약 인정

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나누리병원 일구상 시상식. 삼성라이온즈 백정현이 최고 투수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나누리병원 일구상 시상식. 삼성라이온즈 백정현이 최고 투수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도치 않게 결과가 잘 나왔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주위 모두가 도와준 덕분이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삼성라이온즈 백정현이 프로야구 OB들이 뽑은 최고 투수에 선정됐다. 앞서 백정현은 은퇴선수협회에서도 최고 투수상을 받았다. 10일 발표하는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두산 미란다, 삼성 뷰캐넌·오승환 등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상복 터진 따듯한 연말을 즐기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 사단법인 일구회는 9일 '2021 나누리병원 일구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를 열고 일구대상에 이어 9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최고 타자상은 2019년 이후 2년 만에 키움히어로즈 이정후가 차지했다.

특유의 무표정으로 담담히 수상 소감을 전했지만 백정현의 활약은 화려했다.

평균자책점 2위(2.63)와 다승 공동 4위(14승)에 이름을 올렸고, 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리그 2위(5.27)였다. 타이틀 홀더가 되진 못했지만, 국내 좌완 선발 투수 가운데선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백정현은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의도치 않게 일찍 와서 시상식 준비하는 과정을 보게 됐다. 평소보다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이 자리를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FA 계약과 관련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따로 없다. 에이전트에 맡겨놓고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그동안 삼성에서 오래 뛰면서 팬들로부터 많은 응원도 받았다. 공식적으로 '함께 뛰고 싶다'고 말해준 동료들에게도 고맙다. 빨리 계약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화려하게 꽃을 피우면서 '대기만성(大器晩成)'의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스스로는 '운'이 따라줬다고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는 "FA 시장에 나오니 평소보다 더 많은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재밌기도 하고, 프로 세계는 역시 냉정하다는 걸 새삼 깨닫기도 한다"며 "플루크(요행)란 평가는 마음에 든다. 내게 운이 따라준다는 의미로 생각했다. 실력을 갖추고 있을 때 운도 필요하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 한 해였다. 내년에도 '운'이 따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고 타자상을 받은 이정후는 올해 데뷔 첫 타율왕(0.360)을 차지한 데 이어 출루율 3위(0.438), 장타율 4위(0.522), 타자의 득점 생산력을 나타내는 조정 득점 창출력(wRC+)은 165.8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일구대상은 SSG랜더스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수상했고, 신인상에 롯데자이언츠 최준용이, 의지 노력상은 LG트윈스 좌완 김대유가 차지했다. 프로 지도자상은 kt위즈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이, 아마 지도자상은 충암고를 전국대회 2관왕(대통령배, 청룡기)을 일군 이영복 감독이 수상했고 심판상은 박근영 심판위원이 받았다. 프런트상은 두산 베어스 운영 2팀에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