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렌터카 예약업체, '먹튀 폐업'…수백명 피해자 '발동동'

입력 2021-12-08 12:04:31 수정 2021-12-08 12:04:58

제주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렌터카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기사내용과는 관련없음. 연합뉴스
제주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렌터카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기사내용과는 관련없음. 연합뉴스

제주의 한 렌터카 예약 플랫폼이 자금난으로 거래처에 예약대금을 지급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폐업해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예약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여행 계획도 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제주도렌터카조합 등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한 A업체는 지난 6일 '재정 상황이 어려워 폐업을 결정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일반 고객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가 개별 렌터카 회사에 예약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렌터카 회사들은 고객들의 예약을 취소 처리했다.

지난달 A업체를 통해 렌터카 예약을 한 피해자 B씨는 "평소 최저가를 비교해 구매하는 편이라 가격이 저렴한 A업체를 통해 예약을 했다. 이번 주말에 제주도에 갈 예정이었고 30여만원을 이미 입금했는데 폐업 문자를 받고 사무실로 전화를 계속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B씨와 같은 피해자만 전국적으로 최소 500명에서 최대 7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A사는 보증보험을 통한 환불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A업체는 고객들에게 문자를 통해 "모든 직원을 퇴직 처리해 고객 응대가 불가능하다. 예약 취소가 되지 않은 분들은 예약된 렌터카 업체로 취소 부탁드린다"며 "예약금은 보증보험을 통해 환불을 요청해달라"고 전했다.

개별 렌터카 회사의 피해는 더욱 큰 상황이다. 통상 렌터카 회사와 예약 플랫폼 간에는 건당이 아닌 계약 기간을 두고 대금을 지급해 미수금이 상당한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의 경우 A업체와 계약을 통해 한 달, 두 달 등 일정한 기간을 정해 대금을 받기 때문에 회사당 피해 금액이 3천~5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제주경찰청은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인원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관련자들을 최대한 빠르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금을 지불받지 못한 20여 개의 렌터카 업체들도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제주도렌터카조합은 이날까지 피해 상황을 파악한 뒤 변호사 자문을 거쳐 법적 대응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