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갭이어 활동' 지원 늘리자

입력 2022-01-13 10:17:18 수정 2022-01-13 15:50:32

하병문 대구시의원

하병문 대구시의원
하병문 대구시의원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년 이직자 총괄 보고서'(2021)에 따르면 만 19세에서 34세 이하 3천224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두 번 이상 이직을 경험한 비율이 55.5%였다. 이직 사유로는 '임금과 사내 복리후생'(23.9%), '직장 상사 등 근무 환경'(20.4%), '적성과 기술 불일치'(14.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잦은 이직은 청년들에게는 경력 단절과 삶의 불안정성 증대로, 지역 기업에는 인력 손실과 신입 직원 채용 기피로, 비수도권에는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이라는 3중고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 고용률과 취업자 수가 증가하여도 청년 유출이 지속되는 원인 중의 하나는 청년들의 잦은 이직에서 찾을 수 있다. 청년들이 지역 기업에 취업을 해도 대부분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 수도권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감소한 청년 고용률과 청년 취업자 수가 최근 상승세로 회복됐지만, 청년 유출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역 경제계, 지역 청년, 그리고 지자체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지역 경제계는 경영 혁신과 고부가가치화로 임금과 복지 수준을 높여 나가고 조직문화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청년들은 본인의 적성과 소질을 발견하고, 역량을 높여 나가며 지역 기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자체는 청년의 진로 탐색과 취업 지원을 위한 실효성 높은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취업뿐만 아니라 잦은 이직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본격적인 구직활동 이전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는 진로 탐색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사회에서는 어떤 직무를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10월 필자가 청년 정책 현장에서 청년들의 생생한 스토리를 듣고 "바로 이거다"라고 할 만큼 공감을 하게 된 정책이 바로 지역 청년들에게 진로 탐색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수료한 청년들에게는 3개월간의 자유로운 진로 탐색 활동을 위한 150만 원의 사회 진입 활동지원금을 지원하는 '청년내일학교'였다.

이 정책을 통해서 청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 취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서울에서 대구로 돌아와 건강도 회복하고, 본인의 적성을 찾아 창업도 했다고 한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학교 입학 이전부터 여행, 봉사, 직업 체험, 취미 등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시간을 갖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갭이어'(Gap year)가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대학교 휴학 기간, 졸업 이후 사회 진입 기간, 직장 이직 기간에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구시는 개인별 직업 탐색에 초점을 맞춘 '청년내일학교'와 팀별 재능 탐색에 초점을 맞춘 '청년학교 딴길'이 대구형 갭이어 활동 지원 정책으로 많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사업으로 정착했다고 한다. 앞으로 지역 청년들이 대구형 갭이어 활동 지원 정책으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고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직업과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