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패싱 논란' 일파만파
"그렇다면 어디까지" SNS에 글…밀어붙이는 尹 겨냥 시위 관측
김재원 "실무 착오 있었을 것"…김병준 소통 부족 인정하기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모든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대통령 선거를 99일 앞두고 사실상 선거대책위원회와 당무 활동을 중단한 탓에 이 대표가 최근 '패싱' 논란으로 중대결심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쯤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금일 이후 이준석 당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대표가 참석하기로 '아시아투데이' 창간 기념 포럼 행사와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전화 인터뷰 등도 모두 취소했다. 당 대표 일정이 당일 행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취소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표는 휴대전화도 꺼놓은 상태다.
이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일정까지 취소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사퇴 등 중대결심 혹은 윤 후보를 겨냥한 '시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 대표는 전날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에 자신이 동행한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 후 알았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자신이 반대했음에도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선대위에 합류한 것을 두고 MBC 라디오에 나와 "이 교수가 생각하는 여러 방향성이 우리 당이 올해 들어 견지했던 방향성과 일치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대표가 여러 차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나, 윤 후보는 전날 "킹메이커는 국민, 그리고 2030 여러분"이라며 김 전 위원장 없이 선거를 치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왔다는 평가도 정치권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도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후보가 당무 우선권을 갖는다는 점을 안다. 다만 모양새 좋게 가져가길 바랐는데 점령군처럼 밀고 들어오니까 반감이 생긴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선대위가 대혼란에 빠질 조짐을 보이자 지도부가 먼저 '이 대표 사퇴설'에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만나서 말씀 들어봐야겠다. 했는데, 오전 일정이 취소됐다고 해서 상황을 더 파악해보려 한다. 내용을 좀 더 파악하고 논의해야겠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게시글은) 그렇게 심각한 내용인 것 같지는 않다"며 "(사퇴는) 전혀 아니라고 본다. 이 대표가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고 대통령 선거를 지휘하는 입장인데 선대위를 그만둔다거나 선거에 대해 다른 생각이 있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실무적 착오가 있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 대표와 소통 부족을 인정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이 교수 영입에) 반대 또는 유보적 의견 이런 것이 있었던 것을 방송을 통해서 들었다"면서 "좀 민망한 일이다. 윤석열 후보한테 안 좋다기보다도 국민에게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틀림없이 아니다"고 했다. '일정 미공유'와 관련해서는 "기획 단계에서 그 정보가 밖으로 빠져나간 것 같다"며 "그걸 기사로 보면 기분이 좀 그렇죠"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다.
한편, 이 대표는 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일식당에서 강대식(대구 동구을)·김승수(대구 북구을)·김용판(대구 달서구병) 의원 등 초선 의원 5명과 술을 곁들인 만찬을 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참석 의원들과 과거 인연을 이야기하며 웃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 대표가 먼저 '다 같이 힘을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 하자'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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