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용 지원 등 대책 시급…기약 없는 입원 치료 부담 커
직장 그만두고 간병에 매달려…포기 선언하는 가족들도 많아
정부의 간병비 지원 부족과 지자체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 해결 방안 마련이 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의 여러 병원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에 따르면 대다수 환자와 가족들은 '치료비' 대신 '간병비'를 더 걱정한다. 기약 없는 치료에 간병비 부담이 커 치료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가족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을 돕기 위한 정부의 '간병 사업과 '통합간병관리시스템'이 있지만 이용은 쉽지 않다.
간병비는 국가가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사설 업체에서 간병인을 고용해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 간병인을 쓰는데 드는 비용은 11만~12만원으로 한 달에 간병인 고용에만 300만원 가까운 돈이 든다.
대개 간병인이 필요한 환자는 입원을 장기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을수록 직장인 월급 수준의 간병비를 오래 지출하긴 힘들다. 결국 비용 감당이 어렵게 되면서 가족이 직장을 그만두고 간병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C씨는 "간병비 감당이 안 되면서 직장도 그만두고 병원으로 들어오는 환자 가족이 수두룩하다. 수개월 지속되는 치료기간으로 하루 종일 개인 시간 없이 아픈 가족 곁을 지키는 간병인은 우울증에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미 무기력해진 보호자들이 도움을 적극 요청하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병원 간병의 경우 몸을 편히 누울 곳도 없어서 신체적 고통도 커져 학대까지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저소득층에게 지원해주는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과 '복지간병사파견사업'이 있지만 이용 시간이 제한돼 장기 간병이 필요한 이들에겐 무용지물이다.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은 월 이용 시간이 24시간으로 제한되고, 자치구마다 2~50명의 제공 인력들이 하루 평균 5, 6가구를 돌봐야 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3~4시간에 불과하다. 입원한 환자에 간병 서비스를 지원하는 복지간병사파견사업 역시 최대 한 달만 지원 가능하며, 시행하는 곳도 달서구와 북구뿐이다.
또 일부 병원에서는 간호 인력이 24시간 상주하며 특정 병상의 입원 환자를 보살피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시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은 데다 코로나19로 병실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점도 한계다.
대구의 한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간병지원 사업은 노인, 장애인, 중증질환자, 한부모 가정 등이 대상이 되는데 이들 역시 활동보조사,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있어 중복 지원이 안 되는 사례가 많다"며 "특히 대상자들이 서비스를 신청해야 하기에 사업을 모르고 있거나 복지기관에 도와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이상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구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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