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택치료 시행에 커지는 불안감…"확진 임신부 출산은 어디서?"

입력 2021-11-15 14:50:35 수정 2021-11-15 14:57:36

구체적 매뉴얼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아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역체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강남구보건소 재택치료전담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역체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강남구보건소 재택치료전담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19 재택치료(자가치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재택치료를 받는 개개인의 상황이나 그에 맞는 대책, 의료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는지 여부와 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 걱정이다.

경상북도는 15일부터 지역 12개 의료기관을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으로 지정한 뒤 재택치료 시행에 들어갔다.

경북도는 시군과 함께 재택치료 전담반을 꾸리는데 15일은 포항과 경주, 구미, 경산 등 확진자와 인구수가 많은 곳부터 시작한다. 이달 말까지 모든 시군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재택치료 대상은 70세 미만의 무증상·경증 확진자로 동의한 대상자만 가능하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면서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의료체계의 부담을 막고 위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에 집중하고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재택치료자가 임산부나 급한 수술이 요구되는 등 특별한 경우,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주민들은 의문을 품는다.

A(35·안동) 씨는 내년 1월 출산을 앞두고 있는 임신부다. 달이 찰수록 몸이 무거워지고 호흡이 힘들어지는데 그에게는 마스크가 커다란 바위를 머리에 이고 가는 것만큼 힘든 존재다. 주변에서 코로나 확진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자신에게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으며 매일 하루를 불안해하고 있다.

A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이 경북 내에서는 없다고 들었다"며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일어날 경우 어디서 아이를 받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임신부 B(24·안동) 씨는 나이가 어린 탓에 코로나 예방접종을 맞지 않은 상태다. 주변에 권고도 있었지만 혹시 배 속의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에 출산과 모유 수유 때까지 백신을 맞지 않을 생각이다.

B씨는 "출산 이후 직장을 다녀야 하는데 만약 코로나가 걸려 아이와 함께 재택치료를 받는다면 이 아이가 또 코로나에 걸리는 건 아닐지 걱정스러운데 정부는 우리 임신부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C(56·청송) 씨는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C씨의 노모는 거동이 불편해 늘 C씨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다닌다. 청송은 의료시설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큰 검사나 수술을 할 경우 인근 지역 종합병원까지 최소 1시간은 차를 이동해야 한다.

C씨는 재택치료라는 말이 더없이 반갑지만 병이 더 악화되는 건 아닌지, 또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이 많다.

경북도는 '도청, 소방서, 시군 및 의료기관은 사전에 지정된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핫라인도 구축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매뉴얼이 주민들에게는 전달되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지자체 방역 관계자는 "재택환자 중 임산부, 긴급 수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까지 매뉴얼화되지 않았지만 위드 코로나 체제에서는 보완과 보충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