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아체주, 혼외 성관계 남녀에게 공개 태형 17대

입력 2021-11-11 16:46:50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반다아체의 공원에서 10일(현지시간) 종교경찰 집행관이 간통 혐의를 받는 여성(중앙)에게 공개적으로 태형을 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반다아체의 공원에서 10일(현지시간) 종교경찰 집행관이 간통 혐의를 받는 여성(중앙)에게 공개적으로 태형을 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에서 종교경찰 집행관이 이슬람 관습법을 위반한 남녀에게 공개적으로 태형을 가했다.

1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수마트라섬 북부 반다아체의 공원에서는 한 불륜 남녀의 공개 태형식이 열렸다.

이들은 지난 8월 주민들의 신고로 호텔방에서 간통죄로 체포돼 각각 징역 3개월과 태형 17대를 선고받았다.

종교 경찰에 의해 공원으로 끌려온 이들은 남자는 일어선 채로 남자 집행관에게, 여자는 무릎을 꿇은 채로 여자 집행관에게 각각 등나무를 깎아 만든 라탄 회초리로 등 부위를 매질 당했다.

'알고조'라 불리는 태형 집행관은 이들을 10대 때린 뒤 의료팀에게 형을 계속 집행해도 되는지 살피도록 했다. 이 같은 행위는 태형을 집행하던 중 부상이 심한 경우 치료를 하고 나서 다시 나머지 횟수를 때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태형식은 사법당국 관계자들뿐 아니라 일반 청중들에게도 공개됐다. 외신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보면 태형이 이뤄진 중앙홀 주변에는 객석이 마련돼 있고 청중들은 객석에서 태형식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었다.

반다아체 부시장인 자날 아리핀은 태형식이 끝난 뒤 "우리 지역 모든 시민은 물론 외부에서 온 방문객까지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지키고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 관습법을 적용하는 유일한 곳이다. 주민 500만 명 중 98%가 무슬림인 이곳에서는 성폭력 범죄와 음주, 도박, 간통, 동성애, 혼전 성관계, 공공장소 애정행각, 외설스러운 행동 등이 적발될 경우 공개 태형을 통해 처벌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 등 국제사회에서는 공개 태형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이를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체주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교도소 과밀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개 태형을 집행해 수감기간을 줄이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