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팔자' 돌아선 외국인, 지난달 국내주식 3조3천억 순매도

입력 2021-11-10 09:49:39 수정 2021-11-10 09:53:46

국내증시 시가총액 28% 차지… "아시아보다 강세인 미국 투자 더 늘릴 가능성"

2021년 10월 외국인 상장증권 순투자 및 보유현황. 금융감독원 제공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3조원이 넘는 국내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0%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팔자'로 돌아선 것이 최근 국내 증시 약세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상장 주식 3조4천220억원을 순매도하고 코스닥에서 87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체적으로는 3조3천350억원의 순매도다.

2021년 10월 외국인 상장증권 순투자 및 보유현황. 금융감독원 제공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월 2천50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1개월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31조8천250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지역별는 유럽 1조8천억원, 미주 8천억원, 아시아 7천억원, 중동 3천억원 등 대다수 지역에서 순매도에 나섰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1조2천800억원), 영국(6천240억원)이 가장 많은 순매도를 기록했고 캐나다(4천540억원), 케이맨제도(2천700억원) 등은 가장 많은 순매수를 보였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주식은 742조2천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27.8%를 차지했다.

최근 증시 흐름은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약세,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과 비슷한 자금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홍콩, 상하이 등 최근 아시아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 인상에 대해 '비둘기파'적 시각을 드러낸 영향이 있어 보인다. 올들어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당분간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주식과 달리 국내 채권시장으로 들어오는 돈은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채권 4조2천880억원을 순매수했고 1조7천710억원을 만기상환해 총 2조5천170억원을 실질적으로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