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분 없어 개인 차비 지급 등 검토…일부 운전자 '짝퉁 요소수' 만들기도
"'위드코로나'로 2년 만에 여행 수요가 생기던 참이었는데, 이젠 요소수 때문에 운행을 못 할 처지입니다. 얼마나 참고 기다려야 웃을 날이 올까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대구 '전세버스 대란'으로 번지기 일보직전이다. 상대적으로 디젤(경유) 차량 비중이 낮은 시내버스는 한숨을 돌린 모양새지만,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 비중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지역 전세버스업계는 당장 운행을 중단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내 운행이 가능한 시내버스 1천622대 가운데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부착돼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은 약 110대 수준이다.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디젤이 아닌 압축천연가스(CNG)를 연료로 쓰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데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반해 지역 전세버스업계는 요소수 품귀 현상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현재 운행 가능한 전세버스 1천713대 가운데 SCR이 장착된 버스는 모두 1천9대(58.9%)다. 절반이 넘는 대구 전세버스가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면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의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있던 전세버스업계는 이번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배원규 신프린스고속관광 대표는 "회사에는 비축한 요소수가 전혀 없다. 당장 다음 주에 버스가 전부 중단돼도 이상하지 않다"며 "지금은 운전기사 개개인이 단골 주유소에 사정을 해서 소량으로 구하고 있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며 하소연했다.
성서 모다아울렛 직원들을 대상으로 출·퇴근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그린투어 관계자는 "매일 40여 명 정도의 직원들을 태우는데, 만약 요소수가 없어 버스를 운행하지 못 한다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판"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오면 직원들에게 매일 개인 차비를 지급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요소수 문제가 숨통을 죄니 일부 운전기사들은 음성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차량을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세버스업계 관계자는 "전자제어장치(ECU)를 조작해 요소수 없이 운전하는 음성적 방법이 일부 기사들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며 "심지어 증류수와 질소로 '야매' 요소수를 직접 제조해 사용하기도 한다. 둘 다 차량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만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대구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은 9일 회원사 대표들을 소집해 긴급대표자회의를 열고 자구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한시적인 ECU 제한 해제 대정부 건의 ▷요소수 수입망 공동 모색 등이 주요 안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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