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요소수 수입 2만→2.7만ℓ", 文대통령 "모든 방법 동원하라"(종합)

입력 2021-11-08 16:52:58

요소수 품귀 사태에 문 대통령 "수급 안정에 모든 방법 동원하라"
김부겸 총리 "아프게 반성… 초기대응 아쉽다"
홍남기 부총리 "10여개 나라에서 수급 협의 진행 중"
정부,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요소수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등으로부터 약 1만톤(t)의 요소를 수입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요소수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2만리터(ℓ)보다 7천ℓ 많은 2만7천ℓ를 호주에서 수입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 제2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고 이번 주 중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ℓ를 수입하는 등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해외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루 만에 호주로부터 수입하는 요소수 물량을 7천ℓ 추가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어 정부는 베트남으로부터 차량용 요소 200t을 확보했으며,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요소 1만t을 수입하는 방안을 추가로 협의 중이다.

요소수는 최근 중국이 요소수 원료인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고 사실상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품귀 사태가 커지고 있다.

요소수 수급 비상 문제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통령까지 나서서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요소수 수급 불안 문제에 대해 "수급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내외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매점매석을 철저히 단속하고 공공부문 여유분을 활용하는 등 국내 수급 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5일 요소수 문제 해결을 위해 청와대 내 관련 비서관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해 "아프게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요소수 사태에 대해 '너무 늦은 대처이고 국가의 위기관리 인식이 안일했다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하자 "초기에 적극성을 띠고 했다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요소수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는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갑) 질의에는 "국민이 우려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온 정부의 각 부처가 여기 달려들어서 하고 있다"며 "응급 계획에 따라 수입선이나 이런 부분을 다변화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 의료(차량) 등에 있어서는 2∼3개월 정도 여유가 있다"고 부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호주에서 수송기를 통해 이번 주 2만ℓ를 수급하기로 한 이후 추가 소식이 없나'라는 오영환 의원 질의에 대해선 "한 10여개 나라에서 협의가 진행 중에 있지만, 특정 국가 이름을 말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아울러 정부는 요소 수입 가격 급등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현재 5∼6.5%인 관세율은 0%로 인하해 세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요소·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이날부터 시행하는 가운데, 환경부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으로 구성된 단속반 31개 조가 전국적으로 합동 단속을 시작한다.

요소수 생산·판매업자 등에게 생산, 공급, 출고 명령과 판매 방식도 지정할 수 있는 '긴급수급조정조치'도 임시국무회의 등 관련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이번 주 중 제정·시행을 추진한다.

정부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매일 점검 회의를 열고 요소 및 요소수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 세 번째)이 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 세 번째)이 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