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환율까지 더 오른다고?" 중소기업들 원가 부담 더 커져 한숨

입력 2021-11-08 13:38:34 수정 2021-11-08 13:54:07

연초 1천80원대서 1천190원대 노크, 상승세 급격
공급망 이슈에 고환율까지 '엎친 데 덮쳐' 연말까지 상승압력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설치된 TV 스크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회의결과를 발표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설치된 TV 스크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회의결과를 발표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가 이달부터 '테이퍼링'에 돌입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지역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부족과 맞물려 원가 부담이 급증,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매월 1천200억달러의 자산 매입 규모를 이달과 내달 150억 달러씩 줄여나간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코로나 사태 이후 장기금리 억제 및 경기 회복 지원 차원에서 매월 미 국채 80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연말까지 이뤄지면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 공급은 25% 줄어든다.

시장에 풀리는 달러 양이 줄면서 원달러 환율에도 일정부분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이후 외환시장에서도 원화는 약세,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서며 3일까지 1천170원대 중반이던 원달러 환율은 5일 1천180원대 중반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연준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바뀌며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며 올초까지만 해도 1천80원대의 연중 저점을 형성했던 원달러환율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100원 이상 올랐다. 일부 은행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천190원대를 노크 중인 가운데 11월 환율이 연중 고점인 1천200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부품, 섬유, 식품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지역기업들은 고환율이 큰 부담이다. 자동차부품제조사 A사는 "원자재가격 자체도 공급망 이슈로 올랐는데 고환율까지 부담이 더해져 높아져 회사 수익성에 영향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호소했다. 식품업체 B사 관계자는 "환율이 원자재는 물론 물류비에도 영향을 미치다보니 회사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며 "환율 변동성에 맞춰 원재료 구매 시기를 늦추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큰 올해 외환시장이라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수출기업이라고 해서 웃을 수만은 없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지역 중소기업 142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환율상승에 따른 지역 기업 이익 증가는 5.2%였으나 수입중간재 비용증가 및 체감물류비 상승을 반영한 기업의 비용 증가는 6.5%로 수출채산성에도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금융권은 연말까지 환율상승 압박이 어느정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GB대구은행 자금운용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원화가 일방적 약세를 보이기에는 수출 실적이 좋고 위드코로나 시점에서 경제활동 정상화 가능성도 원화 강세의 재료가 될 수 있다"며 상승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