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호조로 생산량 급증, 경북·경남 등 농민들 밭 갈아엎기 시위
22일부터 31일까지 전국 31개 식자재마트서 1+1 특판 행사
올해 양파 풍년이 농가에는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다. 양파 도매가격이 1년 만에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지자 경북 김천, 경남 함양 등 주요 산지에서 수확을 포기하고 트랙터로 밭을 갈아엎는 극단적 상황에까지 이른 것. 이에 정부도 소비 촉진, 수출 확대, 수매비축 확대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수급 안정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사)한국식자재유통협회와 협업해 전국 31개 식자재마트에서 31일까지 '양파 소비촉진 특판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산 양파를 '1+1' 방식으로 판매해 외식·급식업계와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대량 소비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도 이날 오후 경기 평택시 식자재왕도매마트에서 열린 행사 현장에 직접 참석해 유통·외식·급식업계와 소비자단체 관계자를 격려했다.
이번 행사 참여 매장은 식자재왕도매마트 12곳과 장보고식자재마트 19곳 등 전국 31개다. 장보고식자재마트는 2005년 대구 북구에서 설립된 식자재 유통 전문 기업이다. 그런 만큼 대구 달서구·북구·동구·수성구·서구와 경북 경산·구미·포항 등의 매장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이번 가격 폭락의 원인은 예상을 넘어선 생산량 증가다.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1만7천609㏊로 지난해보다 0.4% 줄었지만, 따뜻한 봄 날씨로 조생종 생산량이 13% 이상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5월 전망에 따르면 중만생종 양파 생산단수는 10a당 7천186~7천456㎏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5.0%, 평년보다 최대 8.8%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중순부터 100만t(톤)이 넘는 중만생종 양파까지 본격 출하될 예정이어서 가격 하락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기준 상품 양파 1㎏ 평균 소비자 가격은 1천8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천447원보다 23.2% 내렸다. 도매가격은 ㎏당 598원, 산지 가격은 300~400원대까지 떨어졌다. 양파는 소비자 가격이 내려도 소비량이 크게 늘지 않는 특성이 있는 데다 내수 불황으로 외식업계의 식자재 발주까지 줄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
가격 하락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어지자 생산자단체는 밭 갈아엎기 시위에 나섰다. 김천과 함양, 전북 완주, 전남 무안 등 주요 산지에서 트랙터로 밭을 갈아엎는 장면이 잇따랐다. 한 농민은 "자식같이 키운 양파를 갈아엎는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며 "생산비도 건지지 못해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는 소비 촉진과 함께 수출 카드도 꺼냈다. 농식품부는 올해 대만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산 햇양파 2천t 이상 수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산 양파 수출량은 2021년 1만673t까지 늘었지만 2024년에는 58t으로 급감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수출 경험이 있는 농협과 유통법인이 확보한 상등급 양파에 선별비 등을 지원하고, 외국 수요가 확인되면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앞서 저장성이 낮은 조생종 양파 368㏊에 대해서는 시장 격리를 마쳤으며, 중만생종 정부 수매비축 확대도 검토 중이다.
서준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산지 농협 및 유통법인들도 홍수 출하를 당분간 자제하는 등 출하 조절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