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해민 "인대와 우승반지 꼭 맞바꾸겠다"

입력 2021-11-07 15:23:52 수정 2021-11-07 18:21:30

손가락 통증 견디며 PO 나서…"왕조 시절에 뒤지지 않는 전력, 3전2선승제 변경 오히려 독"
2014년 왕조 끝자락때 벙어리장갑 끼고 우승 힘 보태
"올림픽·정규시즌 아쉬움 남았지만 마지막에 웃고 싶다"

삼성라이온즈 주장 박해민.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 주장 박해민. 김우정 기자

"인대와 우승반지를 맞바꾸는 징크스(?)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삼성라이온즈 캡틴 박해민은 지난 2014년 넥센히어로즈(현 키움)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왼손 약지 인대가 약 50% 손상되는 부상을 당했다.

큰 부상이었지만 박해민은 중지와 약지를 테이핑으로 고정하고 벙어리장갑을 끼는 등 부상 투혼을 발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 막판 박해민은 수비 도중 손가락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도 있었지만 박해민은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재활을 택해 2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 기회에 박해민은 "아직 손가락에 통증이 있지만 참고 있다. 몇 경기 안 남았기 때문에 손가락 상태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플레이하는 데는 지장 없다"며 "2014년에 인대와 우승 반지를 맞바꿨었는 데, 내가 아프지만 팀은 우승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올해도 재현되길 기대한다"고 웃었다.

박해민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기대감보다도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먼저 전했다.

박해민은 "매년 '라팍에서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지만 올 시즌 마지막 경기(타이브레이커)에서 패해 팬들 앞에서 kt위즈에 우승을 넘겨주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금은 남은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박해민은 플레이오프가 3전 2선승제로 변경된 게 삼성에 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은 확실한 선발이 있기 때문에 좋을 것 같다. 시리즈가 짧기 때문에 타격감을 걱정할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잘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선수들이 모두 제대로 활약을 펼쳐줬으면 한다. (오)재일이 형의 말처럼 모두가 주인공, 영웅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에게 선배로서, 또 팀의 주장으로서 박해민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박승규는 항상 껌딱지처럼 붙어서 질문도 많이 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나도 플레이오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승규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왕조 시절을 맛봤던 박해민은 현재 삼성도 결코 뒤지지 않는 전력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힘이 정말 좋다. 개개인의 능력보다 팀이 하나로 뭉치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도 하나로 된 마음으로 이겨낼 것이다. 마지막엔 꼭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