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카페·여행업 '환호'…유흥·실내체육시설 '울상'

입력 2021-10-29 20:33:02

'위드 코로나' 앞두고 기대 반 우려 반
소규모 단체 관광 가능해지고 자영업 시간 제한 사라져 '기대'
목욕탕 등 음성·접종 확인 필요…유흥시설 자정까지 허용 '불만'
환자 중심 확진자 증가 가능성…어린 자녀·수험생 둔 부모 '시름'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예진과 접종을 담당했던 의사와 간호사가 서로 손을 맞대며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정부의 접종계획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맞춰 이날 서구 접종센터(11월30일 운영 종료)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군의 예방접종센터 운영을 종료했다. 다음달부터는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 접종 체제로 전환돼 추가접종 대상자를 비롯해 12∼17세 소아 청소년, 임신부 등에 대한 접종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예진과 접종을 담당했던 의사와 간호사가 서로 손을 맞대며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정부의 접종계획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맞춰 이날 서구 접종센터(11월30일 운영 종료)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군의 예방접종센터 운영을 종료했다. 다음달부터는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 접종 체제로 전환돼 추가접종 대상자를 비롯해 12∼17세 소아 청소년, 임신부 등에 대한 접종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처음 가보는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시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자영업자와 여행,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숨통이 트인다는 반면 일부 학부모와 여전히 시간 제약을 받게 되는 업계 관계자들은 불만을 표했다.

◆식당‧카페 자영업자 대환영, 유흥시설‧실내체육시설업은 울상

식당,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위드 코로나 소식에 쌍수를 들었다.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54) 씨는 "우리 가게는 오후 10시부터 손님이 몰렸지만 영업시간 제한으로 피크 시간에 마감해야 하니 하루에 10만원도 못 버는 날이 허다했다. 지난 8월 친구가 용돈벌이 삼아 1시간 30분을 배달기사 일을 했더니 3만원 벌었다는 말에 얼른 시작해 가게 운영에 보태고 있었으나, 건강은 엉망이 됐다"며 "이제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니 배달업을 접고 장사에만 다시 집중하려고 한다. 오랜만에 가게가 바글거릴 것이라는 생각에 날아갈 것만 같다"고 했다.

북구에서 개인 카페를 하는 B(38) 씨는 "재작년 말 대출을 무리하게 내 카페를 냈는데 코로나가 터졌다.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매달 적자만 쌓이고 있어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 쌓인 빚을 갚을 수 있는 길이 열려 기쁘다"고 했다.

자영업자와 마찬가지로 고사 직전이었던 관광‧여행업계 종사자들도 환호하는 분위기다. 2년 가까이 줄어들었던 관광 수요도 다시 늘뿐더러 직장인 야유회 등 소규모 단체 여행길도 열리면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반면 영업시간이 자정까지 제한된 유흥시설 종사자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유흥시설과 더불어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목욕탕 등에선 백신패스(접종증명, 음성확인제) 적용까지 불가피해지면서 시민이 얼마나 잘 협조해줄지에 대한 걱정이 크다.

중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C(34) 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기쁘긴 하지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회원들이 일일이 음성확인서를 발급 받아와야하는 번거로움에 헬스장을 잘 찾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단골이 많아 그냥 들어가면 안되냐는 등의 고집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과의 마찰을 직원들과 어떻게 풀지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헬스장도 식당 영업자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너무 어려웠는데 왜 우리에게만 계속 박하게 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종사자들이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격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정부의 접종계획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맞춰 이날 서구 접종센터(11월30일 운영 종료)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군의 예방접종센터 운영을 종료했다. 다음달부터는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 접종 체제로 전환돼 추가접종 대상자를 비롯해 12∼17세 소아 청소년, 임신부 등에 대한 접종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종사자들이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격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정부의 접종계획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맞춰 이날 서구 접종센터(11월30일 운영 종료)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군의 예방접종센터 운영을 종료했다. 다음달부터는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 접종 체제로 전환돼 추가접종 대상자를 비롯해 12∼17세 소아 청소년, 임신부 등에 대한 접종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자유로운 모임소식에 시민들도 기대, 자녀 둔 부모는 한숨

시민들도 위드 코로나를 두고 그동안 막혔던 지인 모임이 가능하게 되면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잠정 '회식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며 환호하고 있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D(48) 씨는 "타지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보니 매일 퇴근 후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저녁 술자리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오랫동안 오후 10시까지밖에 못 있게 돼 아쉬웠다"며 "직업 특성상 다수와 함께 회식을 해야 할 경우도 많은데 인원 제한에 대한 걱정 없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다만 어린 자녀나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시름이 깊다. 위드 코로나 시행과 더불어 당분간 다수의 확진자 발생이 예상되면서 어린 자녀의 경우 백신 접종을 맞지 않아 면역력 걱정이 크고, 수험생 자녀가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잘 보지 못할까 우려가 큰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 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에 따르면 전면등교 등 학교의 일상회복은 수능 이후인 11월 22일부터이지만, 학교 밖에서는 수능 17일 전인 같은 달 1일부터 방역 체계가 개편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1학기의 학생 주요 감염 경로는 가정 48.7%, 지역사회 22.6%, 학교 15.9%였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 학원이나 학생들이 주로 가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수험생 딸을 둔 E(54) 씨는 "요즘도 대구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사람들이 보상심리에 모임 등을 자주 갖게 되면서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오지 않겠나. 딸이 수능 전에 학교와 스터디카페를 오고가다 괜히 감염이 되는 건 아닌지 너무 불안하다. 위드 코로나가 수능이 끝난 뒤에 시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는데 아쉽다"고 했다.

5살 아들을 둔 F(35) 씨는 "어린이집 감염도 계속 나오는데 앞으로 감염이 더 줄진 않을 것 같다. 우리 아이에게 괜한 불똥이 튈까 걱정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