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강원 TV 토론회…정책 공방 속 불꽃 튀는 신경전

입력 2021-10-27 18:36:50 수정 2021-10-28 11:42:08

고교학점제·대학입시·군 복무 등 정책 공방…대통령 자질론 두고 洪-尹 충돌
강원토론회서 원·유 공세에 윤 ‘고발 사주’ 부각 속 홍은 방어 주력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27일 강원권 합동 TV토론회에서 불꽃 튀는 공방전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상황에 따라 거론하며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토론에 강점이 있는 유승민·원희룡 예비후보는 공세적 자세로 빅 2인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또 윤 후보는 홍 후보에게 공세를 편 반면, 홍 후보는 전면전대신 수성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었다.

토론회는 원 후보와 홍 후보가 '고교학점제'를 놓고 붙으면서 긴장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원 후보가 입장을 묻자 홍 후보는 "나는 안 하면 된다. 뭘 복잡하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고, 원 후보의 "무슨 이유냐"라는 거듭된 질문에 홍 후보는 "인성도 가르쳐야 하고. 전교조가 통제 수단으로 쓰고…반대다"라고 못 박았다.

원 후보는 "고교학점제 처음 들은 거 아니냐"고 추궁했고, 홍 후보는 "내가 대통령 되면 전부 바꾸면 되니 큰 관심 없다"고 맞받아쳤다.

유 후보도 홍 후보에 화살을 겨눴다. 그는 "안보 강조하는 데 모병제로 가는 게 맞느냐"고 했고, 홍 후보는 "대만 18년, 미국 5년이 걸렸다. 단계적 전환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저소득층·저학력층 가난한 집 아이들만 군대 간다. 국방의 의무 신성한 건데, 이런 시스템이 되면 그렇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 후보는 "선거 때마다 군 복무 단축 공약했는데 당나라 군대가 됐다. 관심사병 얼마나 많으냐. 강군을 만들려면 모병제 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홍 후보의 대학입시 '정시 100%' 공약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유 후보가 "수능 100% 공정한 방법 같아도 부작용이 엄청나다. 학교교육 황폐화 된다"고 하자, 홍 후보는 "내신 없애야 한다. 내신 가지고 전교조가 학생 장악의 수단으로 쓴다"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정책에 집중했다. 윤 후보를 향해 "정권이 바뀌면 제일 먼저 할 게 4강 외교인 데 어떤 식으로 하겠느냐"고 질문했고, 윤 후보는 미·일·러·중을 하나씩 거론하며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홍 후보가 대일 관계와 관련, "일본과는 과거 묻고 미래로 가자는 생각이다"라고 하자, 윤 후보는 "과거 물어야하는 데 일본과도 교류는 꾸준히 해야 한다"고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다.

윤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검사에 대해 "체포영장 기각됐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검사 생활 28년에 처음 봤다"고 하자, 원 후보는 "왜 나에게 묻는지 모르겠다. 각론은 모르겠고, 총론은 부당한 압력 이겨내시기 바란다"고 했다.

반면 홍 후보는 "참 딱하다는 생각 드는 데 여기 대선 토론장이다.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하고 수사 당할 때는 정치공작이냐"라고 비꼬았다.

대통령 자질론도 쟁점이 됐다. 윤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정치인으로서 장점 많으신데 가까이 근무했던 사람 떠나는 일이 많다"고 했다. 홍 후보는 "정치하면서 계파 속해보지 않았다. 26년 동안 졸개 되 본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신은 두 번 당해봤다"며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과거 자신의 측근을 환기했다.

홍 후보가 "윤 후보 측에 왔다 갔다 하기에 지난 3월 불러서 가라고 했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하자, 윤 후보는 "3월에 (정치에) 나가지도 않았다"며 "말씀을 함부로 하신다거나 독선적이라는 그런 지적도 있는 데…"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윤 후보 진영에 있는 분들은 구태 기득권 정치인 전형이다. 대선 경선은 당원과 국민의 잔치이다. 10년 전에 하듯 구태 정치인들이 하는 거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와 홍 후보는 탄소세를 놓고 지난 토론회의 수소 공방에 이어 위험수위의 말다툼을 벌였다. 원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탄소세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홍 후보는 "이재명 하고 붙을 때 얘기하겠다. 원희룡 정책 물으라"고 되받았다.

원 후보는 이와 관련한 질문을 10차례 가까이 추궁하듯 던졌다. 홍 후보는 '야비'라는 표현을 대여섯 차례 써가며 강하게 맞붙었고,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고성이 이어졌다.

한편, 토론회는 3차 맞수토론(29일), 서울·경기 종합토론(31일) 일정만 남겨뒀다. 일반여론조사는 내달 3∼4일 실시된다. 1∼4일 진행되는 선거인단 모바일·전화 투표 결과와 각각 50%씩 더해 5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