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아트홀 또 폐관 위기…직원 임금 체불 의혹까지

입력 2021-10-27 17:41:44 수정 2021-10-27 21:37:32

지난 30년간 운영해왔지만 운영난 지속되면서 폐관, 재개관 반복
최근 다시 존폐의 기로에, 코로나19로 관객 감소에 건물 노후화 심해
건물 이사 가야 하는데 대안 공간 마련도 어려워, 직원 임금 체불 논란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동성아트홀. 배주현 기자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동성아트홀. 배주현 기자

대구 유일의 예술영화 상영관인 '동성아트홀' 운영이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관객 감소와 심한 노후화로 폐관 위기에 처한 가운데 최근 직원 임금 체불 주장까지 나왔다.

지난 1992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동성 아트홀은 대구시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과 극장 수익으로 운영을 지속해 오고 있지만 지난 30년 간 운영난이 지속되면서 2015년 폐관을 한번 겪었다.

2017년 광개토병원이 동성아트홀을 인수하면서 한동안 운영이 정상화되는 듯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코로나19로 관객이 80% 수준으로 감소한 데다 정전과 더불어 상영관,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건물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에 들어서면서다. 지난 6월엔 누수가 심해 휴관을 한 뒤 8월부터 재개관 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 연말 건물주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건물주가 퇴거를 요청해 운영 종료 위기에 놓였다. 관리단은 인근 백화점이나 멀티플렉스 영화관 입점 등 대안 공간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 예산 마련이 어려운 데다 영사기 설치를 위한 공간이 넓고 천장이 높은 곳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엔 직원 임금 체불과 관객 성희롱, 불성실한 업무태도 등에 대한 논란이 일어 법원에 근로기준법 위반 약식 명령을 받게 되면서 운영 전반에 대한 정상화가 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동성아트홀의 직원은 프로그래머, 매니저, 단기 계약 근로인 총 3명으로 프로그래머가 운영 전반을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일했던 매니저 A씨는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가라는 회유와 권고사직의 요구, 급여 삭감 등의 압박이 있어왔다. 원래 160만원 대의 월급을 받다가 지난해 9월 급여를 일방적으로 삭감한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또 지난 7월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 통지서를 받고 해고됐는데 한 달 뒤 다시 재개관하면서 당시 같이 해고된 다른 직원(프로그래머) 1명은 복직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현재 동성아트홀을 관리하고 있는 송의헌 감독은 "갑자기 급여를 줄이려고 한 점은 경영진이 잘못한 것 맞지만 체불은 없었다. 법원 판결을 받고 벌금도 지불했다. 또 관객 성희롱과 불성실한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사과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가 인건비, 운영비 등 예산이 부족한 것에서 발생했다. 연간 대구시에서 1천만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4천만~5천만원의 예산지원을 받고 있지만 프로그래머 인건비와 운영비의 절반가량만 감당할 수 있어 부족하다. 새 장소를 찾지 못하면 극장은 없어진다. 예산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새 장소 물색 등 영화진흥위원회와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